美대선 후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로 中증시서 외국인 이탈
1개월간 中펀드 수익률 -3.36%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지난달 초 부푼 꿈을 안고 선강퉁(선전ㆍ 홍콩 증시 간 교차매매) 펀드에 돈을 넣었던 투자자들이 울상이다. 미국 대선 이후 나타난 달러 강세(위안화 약세)로 중국 증시에서 외국인이 빠져나가면서 관련 펀드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중이어서다.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1개월간 중국본토 펀드 수익률은 -3.36%로 다른 글로벌 주요 국가 20여곳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 기간 신흥국에 투자하는 글로벌이머징 펀드가 3.98%의 수익으로 선방한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주로 지수 움직임의 두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펀드가 -7% 이상의 수익률을 보이며 손실이 컸다.
특히 중국 본토와 더불어 선강퉁 흥행에 대비해 선전증시 비중을 높인 펀드 수익률이 저조했다. 중국 본토 레버리지 펀드를 제외하고는 상장지수펀드(ETF)인 '한화ARIRANG심천차이넥스트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주식-파생형)(합성)'이 최근 한달간 -5.95%의 수익률로 가장 부진했다. 이 ETF는 한화자산운용이 선강퉁을 대비해 지난해 11월8일 설정한 것으로 '중국판 나스닥'이라 불리는 선전증시 내 차이넥스트(ChiNext) 지수 움직임을 추종한다. 하지만 선전증시와 차이넥스트가 지난달 초부터 전날까지 각각 3.5%, 11.4% 가량 빠지면서 ETF 순자산이 설정액 대비 약 6억원 감소했다.
지난달 14일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0억원 규모로 설정한 펀드인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 (주식-파생형)종류C-I' 역시 최근 1주일 사이 -1.7%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밖에 지난해 7월 설정한 '미래에셋차이나심천100인덱스증권자투자신탁 1(주식-파생형)종류A-e' 등 다른 선강퉁 관련 펀드들도 -3%대의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선강퉁 등 중국 관련 펀드들의 부진은 지난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과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이후 나타난 강달러로 위안화 약세가 지속된 탓이다. 환손실 우려와 미국 등 새로운 투자처를 발굴한 외국인 투자자들은 최근 중국 증시에서 급속히 빠져나가고있다. 실제로 중국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중국의 대표적 기업인 텐센트 주가는 지난해 9월 고점 대비 13% 하락하며 시가총액 약 42조원이 증발했다. 중국 증시의 ETF 총자산 규모 역시 10년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위안화 약세로 선강퉁 투자 매력이 떨어지고 있다"며 "중국 경기는 점진적으로 퇴보하고 있고 자금도 유출하는 등 부진한 상황에서 과거 후강퉁과 같은 인기는 찾기 힘들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