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피아트크라이슬러자동차(FCA)의 일부 디젤 차량에서도 배출가스 조작을 위한 소프트웨어가 발견됐다. 제2의 폭스바겐 사태가 우려된다는 분석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FCA가 미국에서 판매한 2014∼2016년형 '지프 그랜드 체로키' 스포츠유틸리티(SUV)차량과 '다지 램 1500' 픽업트럭의 3000㏄ 디젤엔진에 불법 소프트웨어를 설치해 기준을 초과하는 배출가스를 배출했다"고 주장했다.
폭스바겐처럼 이 스프트웨어를 사용한 차량은 배출가스 검사 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실제 주행 시에는 규정 이상의 공해물질을 배출한다는 것이다. EPA는 해당 차량의 규모를 약 10만4000대로 추산했다. EPA측은 2017년 형 모델들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 저널 등 미국 언론들은 EPA 주장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FCA가 최대 46억달러(약 5조4000억원)의 벌금 또는 과징금을 내야 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이는 하루 전 폭스바겐이 미 법무부와 합의 한 배출가스 조작 합의금 43억달러를 넘어서는 규모다.
FCA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FCA 최고경영자(CEO)는 "우리(FCA)는 어떤 불법행위도 하지 않았다"며 "자동차검사 조건을 교란하기 위한 의도 역시 절대 갖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FCA 미국법인도 성명에서 자사의 디젤 차량이 "모든 규제 요건을 충족한다"며 EPA의 판단에 "실망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EPA의 발표 이후 FCA의 주가는 전일 대비 10% 추락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