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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100일]구내식당서 한끼…마음 편해진 '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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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강령 이미 시행…업무는 크게 달라진게 없다"
"궁금한 점 물어도 답변 없는 권익위…알아서 조심"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철도 부품 전문 기업인 A사에 다니는 윤모씨. 국내 철도 관련 사업 발주를 총괄하는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찾는 일이 많았던 윤씨는 최근 공단 구내식당에서 끼니를 때우는 경우가 늘었다. 지난 9월28일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의 영향이다. 공단 관계자는 "공단을 찾는 방문객들이 점심시간과 맞물리면 외부로 나가지 않고 구내식당 식권을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처음엔 어색했던 윤씨도 이젠 '갑'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돼서 마음이 편해졌다.

또 다른 공공기관에 다니는 이모씨는 점심시간이 시작되는 12시보다 30분 늦게 구내식당을 찾는다.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 구내식당의 줄은 더 길어져 시간을 낭비하기보다 아예 늦게 식사를 하는 것이다. 이 씨는 "예전에는 민원인이나 외부 업체들과 회의 이후 점심식사를 같이 하는 게 당연한 수순이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사라졌다"며 "음식값도 많이 올라 구내식당을 찾는 직원들이 늘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으로 수혜를 기대했던 인근 음식점들은 울상이다. 김영란법 시행으로 손님이 뚝 끊겨서다. 3만원 미만의 신메뉴를 내놓기도 했지만, 부담을 느낀 공공기관 종사자들이 고가 음식점을 찾지 않고 있다. 단체 회식도 줄면서 삼겹살집 등 일반음식점도 손님들의 발길이 끊기긴 마찬가지다. 대구의 한 고깃집 사장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 공공기관 손님이 3분의1로 줄었다"고 전했다.


공공기관 중에서 발주를 주로 하는 곳은 김영란법 시행에도 업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입찰 시스템이 정착돼 있어서다. 실제 입찰 관련 모든 절차가 온라인으로 진행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김영란법에 준하는 윤리강령이 이미 시행 중에 있어 입찰 기업이나 민원인과 업무 외적인 만남은 하지 않은지 오래 됐다"며 "김영란법 시행 후 업무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의 김영란법 관련 업무 담당자들은 국민권인귀원회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업무 분야가 다양하다 보니 김영란법에 저촉되는지 여부를 물어도 회신이 없어서다. 한 관계자는 "기준이 모호해 직원들이 궁금해하는 점을 권익위에 물었지만 수개월째 회신이 없다"며 "명확한 답변이 없으니 알아서 조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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