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홍유라 기자]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가 대리시험을 치룬 의혹이 제기된 과목에서 정씨 이름으로 제출된 답안지가 2일 공개됐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교육부로부터 정씨의 이름으로 제출된 답안지를 입수, 공개했다. 해당 과목은 이화여대 디지털미디어학부 류철균 교수가 올해 1학기에 가르친 '영화스토리텔링의 이해'다. 당시 정씨는 독일에 체류 중이었음에도 학점을 취득해 논란이 일었다.
정씨는 14개의 문제 중 10개를 맞춰 해당 과목을 이수에 성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시험은 수업을 듣지 않고 정답을 제시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많았지만, 정씨는 대부분 정답을 기재했다.
예를 들어 괄호 안에 정답을 제시해야 하는 12번 문제는 '정신적 귀족주의는 자기와 타인 모두에 대한 가차없는 관찰의 시선을 던지는 오만과 타인으로부터 이해받기를 거부하고 금지된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저지르기에 미리 예측하고 규정할 수가 없는 ( )의 성격을 갖는다'로 해당 답안지에는 정답인 '아포토스'가 기재되어 있었다.
이와 관련 김 의원 측은 "수업에 충실히 임하지 않고는 맞추기 힘든 문제"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온라인강의 14번의 퀴즈 중 9번의 퀴즈가 만점으로 처리됐다. 또한 온라인 중간고사는 30개 문제 중에 28개를 맞췄으며, 온라인 기말고사는 100점 만점에 75점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의원은 "국내에 있지도 않았던 정씨가 어떻게 시험에 응시해 이런 답안지를 작성할 수가 있었던 것인가"라며 "답안지는 도대체 누가 왜 작성했는지, 대가는 뭔지, 윗선은 누구였는지 특검이 면밀히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또한 "학사특혜, 교육농단에 개입한 교사나 교수들에 대해서 해임·파면 조치까지 가능하도록 강력한 처벌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홍유라 기자 vand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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