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례대표 출당에 비협조…국정조사 특위위원 교체 압박도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새해 본격 출범을 앞두고 있는 개혁보수신당(가칭)에 험난한 가시밭길이 펼쳐졌다. 반기문 유엔(UN) 사무총장 영입과 함께 추가 탈당을 이끌어내야 하고, 정부여당이 실패했던 각종 민생·개혁과제를 수행하면서도 보수 정당의 기조를 지켜야 하는 위치에 놓였기 때문이다.
개혁보수신당은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당준비회의를 열고 신정 기간동안 당의 지향점을 담은 정강정책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종합해 내년 1월 초 발표하기로 했다. 내년 1월 3일에는 당헌당규 초안을 놓고 1차 토론회를 열 계획이다. 당은 '깨끗한 보수, 따뜻한 보수'를 핵심 가치로 삼기로 했지만, 기존의 여야 정당과 차별성을 갖고 중도통합형의 보수정당으로서 스탠스 잡기가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개혁보수신당은 서민 중산층을 아우르는 공정한 시장경제 확립과 복지 재원의 증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야권이 추진하는 법인세 인상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신당 소속 복수의 의원들은 "우리는 좌클릭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말하며 야당과 선긋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정강정책에 '경제민주화' 표현은 제외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창당 작업으로 분주한 가운데 국정마비 속 민생 안정을 위해서도 숨가쁘게 움직이고 있는 모습이다. 당은 이날 조류독감(AI) 대책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경기 화성시의 AI방역초소를 방문하고, AI의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키로 했다.
내년에는 조기 대선 준비와 함께 '최순실 국정농단' 수습 관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및 재벌개혁 등 개혁과제 처리를 하기에도 갈 길이 멀다.
개혁보수신당의 '수난'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초 새누리당 의원들의 추가 탈당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최근 신당 합류를 원하는 비례대표들의 출당을 위해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접촉을 했지만, 확답을 듣진 못했다. 탈당을 보류한 나경원 의원이 반 사무총장의 대선 행보를 돕겠다고 나선 점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은 현재 상황실과 회의실을 국회 의원회관에 임시 배정하고, 사실상 본청을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 본청 사무실을 재조정해야 하지만 새누리당의 협조를 받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밖에도 '최순실 게이트' 국정조사특위에 소속된 개혁보수신당 의원 4명이 새누리당 지도부로부터 교체 압박을 받고 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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