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국민의당의 새 원내사령탑으로 호남 중진인 주승용 원내대표가 선출되면서 당내 호남색채가 강화되고 있다. 차기 당 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약 보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짙어진 지역색이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국정당화'와 '텃밭다지기'가 충돌했던 이번 원내대표 경선에서 전남 여수를 지역구로 둔 4선 의원인 주 원내대표가 낙승하면서 국민의당의 호남색채가 크게 강화되는 모양새다. 이로써 조기대선 정국을 앞두고 확장성 강화를 위해 전국정당화를 추진했던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 측의 구상은 적잖은 타격을 받게 됐다.
이에 따라 자연스레 이목은 내년 1월15일께 치러질 전당대회로 쏠리고 있다. 조기대선을 앞둔 마지막 전국정당화의 기회인데다, 호남일색인 당 지도부가 구성되는 것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할 수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비호남 당권주자들이 일정부분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든 김영환 전 사무총장의 경우 당내 몇 안되는 충청권(충북 괴산) 출신 정치인으로, 수도권(경기 안산시)에서 4선 의원을 지냈다. 문병호 전 전략홍보본부장은 호남권(전남 영암군) 출신이지만 수도권(인천 부평구)에서 재선 의원을 지내는 등 수도권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실제 김 전 사무총장은 28일 출마선언을 통해 "조기대선이 임박한 지금 전국정당은 긴박하고 절실하다"며 "충청 출신으로 수도권 4선 의원을 지낸만큼 지역편중을 완화하며 당의 외연을 확장하는데 도구로 쓸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전당대회를 통해 선출될 새 지도부 역시 호남색이 강하게 드러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당장 가장 유력한 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남 목포시를 지역구로 둔 호남정치인의 대표격이고, 출마를 저울질 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도 전북 전주시를 지역기반으로 삼고 있다. 최고위원에 도전한 황주홍 의원 역시 전남 강진군수 3선을 거친 호남주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