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 많이 받고 비타민 D 치료제 복용하는 게 도움
[아시아경제 정종오 기자]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신장이식 급성거부반응이 3배나 높게 나타났다. 서울성모병원 양철우 교수팀은 신장이식 환자 174명의 비타민 D 농도를 측정했다. 그 결과 신장이식 환자에서 비타민 D농도가 부족하면 이식 후 초기 급성거부반응 발생이 3배 증가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일반적으로 비타민 D는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된다. 비타민 D가 부족하면 대사성 뼈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뼈 생성뿐 아니라 암, 감염질환, 인지기능장애, 당뇨, 고지혈증, 면역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신장 질환에서 비타민 D는 만성 신부전 환자의 대사성 골 질환 등 합병증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 간단한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직 신장이식 전 측정한 비타민 D농도가 이식 후에 면역반응에 미치는 영향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서울성모병원 연구팀은 이식 전 대부분(98.2%)의 환자에서 비타민 D 부족이 관찰돼 전체 환자를 농도에 따라 세 그룹으로 나누었다. 세 그룹은 저농도 그룹 59명(8.3ng/㎖ 미만), 중간농도 그룹은 57명(8.3ng/㎖l 이상~12.1ng/㎖l 미만), 고농도 그룹은 58명(12.1 ng/㎖l 이상)으로 이식 후 합병증 발생에 대해 확인했다
이식 전 비타민 D 농도에 따른 이식 후 1년 이내 급성거부반응 발생률은 저농도 그룹 25.4%(15명), 중간농도 그룹 17.5%(10명), 고농도 그룹 8.6%(5명)로 비타민 D 부족이 심할수록 이식 후 1년 이내에 급성거부반응이 3배 높게 발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급성거부반응은 일반적으로 무증상인데 방치하면 이식신장의 기능소실과 연관돼 이식 후 조기에 식욕부진, 소변양 감소, 부종, 호흡곤란 등 신장 기능 저하에 따른 요독과 관련된 증상들이 발생할 수 있다. 급성거부반응이 잘 발생하는 이식 후 초기에 의심이 된다면 이식신장 조직검사를 통한 조기 진단과 치료가 권장된다.
정병하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이식 전 만성신부전 환자들에서 적절한 비타민 D 농도를 유지하기 위한 교육과 전략이 필요하고 치료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지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이식 후 급성거부반응으로 이식 초기의 실패를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나라 국민은 전체적으로 비타민 D 농도가 다른 나라보다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햇볕을 잘 쪼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반태현 서울성모병원 신장내과 교수는 "햇볕을 많이 받고 병원에서 처방한 비타민 D 치료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며 "다만 신장이식 환자의 경우 개인별로 모두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전문의와 상담한 뒤 구체적 치료 방법을 찾는 게 좋다"고 설명했다.
정종오 기자 ikoki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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