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군, 기금 조성해 지난달부터 1004달러씩 지원
[아시아경제 최경필 기자]전남 고흥군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과 관내 초·중·고등학생들이 소록도의 천사 할매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에게 직접 쓴 감사의 편지를 보냈다.
20일 고흥군에 따르면 국립소록도병원에서 40여년간 한센인을 돌보다 2005년 고국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두 수녀에 관내 초등학교 5곳 177명과 평생학습도시 프로그램인 ‘마·마愛 소록도자원봉사학교’에 입교한 중·고등학생, 결혼이주여성 등 210명이 참여해 직접 손으로 쓴 편지 387통을 두 수녀에게 국제특송우편으로 발송했다.
이번 감사의 손편지 쓰기는 올해 국립소록도병원개원 100주년을 기념해 두 수녀의 희생과 봉사정신을 기리기 위해 마련됐다.
고흥군은 이번 손편지 쓰기에 앞서 소록도와 두 수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소록도이야기 다큐를 시청하고 전문해설사와 함께 소록도 역사문화자원인 박물관, 전시실, 수녀 거주사택, 성당, 감금실 등을 방문해 소록도의 숨겨진 역사를 알아가는 시간도 가졌다.
감사 손편지 쓰기에 참여한 한 학생은 “소록도는 한센인들이 모여살고 있는 섬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아픈 역사와 기록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아무런 편견 없이 43년간 봉사하신 두 분 수녀님이 존경스럽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19일 고흥 작은영화관에서는 김희중 광주대교구 주교와 박병종 군수를 비롯해 소록도병원과 성당 및 지역주민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리안느·마가렛 수녀의 헌신적인 삶을 다룬 다큐영상 설명회가 열렸다.
고흥군이 지원해 (사)마리안느마가렛의 주도로 제작 중인 다큐 영상의 사전 평가 자리였다.
박병종 군수는 “소록도병원 개원 100주년 행사 방문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간 마리안느 수녀가 최근 성탄절을 앞두고 보낸 편지에서 지난 한국 방문은 감동의 시간이었다면서 세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는 내용이었다”고 소개했다.
또 “최근 두 수녀의 고향인 오스트리아 티롤주 주지사가 직접 두 수녀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고 있고, 건강 이상 등의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연락을 취하겠다는 뜻도 전달받았다”고 전했다.
한편, 고흥군은 조례 제정을 통해 지난 11월부터 두 수녀와 약사로 소록도병원에서 헌신했던 김정희 원불교 교무에게 1004달러(130여만원)씩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고 있다.
최경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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