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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정비사업 수주 성적표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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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1위, 전국서 13건 3.3조 수주
GS건설, '삼익비치' 수주 2위로 껑충
시장 위축에 중견·중소 건설사는 고전
부동산신탁사 정비사업 수주 변수로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올해는 그 어느 때보다 건설사들의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했다. 시장 규모가 줄어든 상황에서 대외여건 악화로 해외수주마저 급감, 모든 건설사들이 정비사업 수주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는 전체 정비사업 물량의 25% 가량이 연말에 집중돼 막판까지 순위 경쟁이 치열했다. 지난 주말 정비사업 수주 성적표가 확정되면서 건설사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2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올해 정비사업 수주 1위는 총 13건을 수주한 대림산업으로, 수주액이 3조3000억원이다. 대림산업은 주택 브랜드인 'e편한세상'·'아크로'의 높은 인지도와 공격적인 경영으로 서울 강남권부터 지방 중소도시까지 수주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도 서울 반포·방배·고덕, 인천, 천안, 광주 등 전국에서 고른 수주 실적을 기록했다.


GS건설은 올해 정비사업 최대어인 1조2349억원 규모의 부산 수영구 남천동 삼익비치타운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지난 18일 수주, 단숨에 2위로 뛰어올랐다. GS건설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고는 2조4000억원 규모다. '자이' 브랜드의 고급 이미지로, 서울 강남권 재건축조합의 선호도가 높다.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 1위를 기록했던 GS건설은 대림산업과 매년 치열한 선두 경쟁을 펼치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2조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 17일 6600억원의 부산 해운대 우동3구역 재건축을 대우건설과 함께 수주하며 2위를 굳히는 듯 했으나, 삼익비치타운에서 고배를 마시며 2위 자리를 내줬다. 이어 대우건설(1조7000억원), 롯데건설(1조4268억원), 현대건설(1조2624억원), SK건설(1조1559억원), 포스코건설(1조358억원) 등의 순이다.


정비사업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위축되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은 고전했다. 지난해 반도건설과 중흥건설은 지방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각각 1조1813억원, 1조969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 '1조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수주 소식이 뚝 끊겼다. 다만 중견·중소건설사들이 지방에서 벗어나 수도권에 지속 노크한 끝에 인천 등에서 수주에 성공, 향후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호반건설은 올 들어 서울 강남에서 대형사들과 수주경쟁을 벌였는데, 최근에는 부산에서 연달아 재개발사업을 따내며 정비사업 강자로서의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내년에는 정비사업 수주 경쟁이 더욱 격화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 관계자는 "금리와 유가의 변동성이 증가하는 등 대외경제 여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어 건설사들의 해외수주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데다 택지개발사업마저 전면 중단됐다"면서 "중견·중소건설사들이 강남권 재건축 진출을 노리는 등 정비사업 수주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어 생존경쟁이 치열할 것"이라고 전했다.


부동산신탁사들의 약진도 변수다. 지난 3월 신탁사도 정비사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개정된 이후 대형사업의 수주 소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한국토지신탁은 이달 4200억원 규모인 대전 용운주공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행사로 확정됐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달 서울 여의도 시범아파트 재건축 사업 수주를 성공했다. 대한토지신탁과 코람코자산신탁 등도 재건축 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다.


서울 여의도 공작·광장·대교 아파트 등 굵직한 재건축 단지들도 신탁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신탁 방식으로 재건축을 추진할 경우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게 가장 큰 장점이다. 건설사들의 입장에선 직접 수주할 때보다 수익률이 떨어질 수 있다. 다만 높은 주민동의율과 부가가치세 납부 주체 등은 넘어야 할 과제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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