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8집 정규 앨범 '브리티쉬 비올라' 발매
[아시아경제 조민서 기자]비올리스트 리처드 용재 오닐이 4년 만에 8집 정규 앨범을 냈다. 그는 19일 오전 서울 종로구 JCC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번 앨범에는 비올라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영국 작곡가들의 작품을 담았다. 처음 비올라를 잡은 계기가 됐던 비올로 협주곡도 수록했다"고 설명했다.
8집 앨범의 타이틀은 '브리티쉬 비올라'다. 제목답게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월튼 비올라 협주곡'을 비롯해 벤저민 브리튼, 프랭크 브리지, 요크 보웬 등 영국 작곡가들의 비올라 작품들로 앨범을 구성했다. 오닐은 "지난 세기의 모든 비올라 작품에 대한 경의를 담은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영국의 대표 작곡가 윌리엄 월튼의 '월튼 비올라 협주곡'은 그에게는 특별한 곡이다. 미국 워싱턴 주의 작은 시골 마을에서 성장했던 오닐은 지역 오케스트라와 자주 연습을 하곤 했다. 바이올린을 연주하고 있던 그에게 선생님은 비올라를 권했다. 오닐은 "그 때 선생님이 '월튼의 비올라 협주곡'을 여러 번 들어보라고 했는데, 처음에는 이상하게 들렸다. 음색이 어둡고, 부조화음도 불편했다. 반복해서 들으니 들을수록 좋았다"고 했다. 이어 "처음과 끝이 일관된 곡이지만, 해피엔딩은 아닌 곡"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에서 영국 작곡가들의 곡을 집중적으로 다룬 이유는 영국 특유의 분위기도 한 몫 했다. 그는 "비올라의 대표 레퍼토리가 영국에서 작곡됐다. 영국은 캘리포니아도 하와이도 아니다. 안개와 비가 많고, 시골 지방은 아름답진 않지만 미스터리한 분위기를 풍긴다"며 "그런 면 때문에 작곡가들이 비올라의 기운을 잘 담아낸 것 같다"고 했다.
오닐은 비올리스트로서 그래미상 후보에 올랐을 뿐만 아니라 에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상을 받은 드문 연주자 중 한 명이다. 유니버설/도이치 그라모폰 아티스트로서 지금까지 일곱 장의 솔로 앨범을 내 총 15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그는 "공연 때문에 여러 곳을 다닐 때 어린 아티스트가 다가와서 '당신의 연주를 듣고 비올라를 시작하게 됐다'고 할 때 가장 기쁘다"며 "비올라는 감정적으로 다양한 힘을 가지고 있지만 솔로 악기로서는 조명을 받지 못했다. 이 악기의 매력을 더 많은 이들이 알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국내에서도 활발하게 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실내악 프로젝트 앙상블 '디토'와 '디토 페스티벌'을 통해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내년이면 10주년을 맞이하는 '디토'에 대해 "클라리네스트 김한, 오보이스트 함경 등 많은 뮤지션들이 디토 페스티벌을 통해 성장을 하고, 좋은 성과를 내줘서 기쁘다. 앞으로도 계속 내가 클래식 음악 세계에서 경험한 것을 새로운 세대와 나누고 싶다. 기존 연주자와 신진 연주자들을 전부 볼 수 있는 축제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번 앨범 발매를 기념해 내년 2월14일에는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리사이틀을 연다. 피아니스트 스티븐 린,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 디토 체임버 오케스트라가 모두 출연한다. 이어 6월에는 앙상블 디토 결성 10주년을 기념하는 연주회도 가진다. 오닐은 "이렇게 매번 녹음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감사하다. 내가 예전에 그랬듯이 관객들도 이 앨범을 여러 차례 반복해서 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했다.
조민서 기자 summ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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