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뉴욕=황준호 특파원] 한국은행은 내년 미국 금융시장에 5고(高) 현상(금리, 물가, 달러, 경제성장, 유가)이 두드러질 것이며 이에 따라 신흥국의 금융시장은 불안감이 가중될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예상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는 '2017년 국제금융시장 전망' 기자간담회를 통해 미국 금융시장에 대해 이같이 관측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 정책의 실현 여부를 가장 큰 변수로 지목했다.
먼저 금리는 경기회복세 지속, 인플레이션 기대 증대, 금리인상 속도 상승 기대, 국채 발행 증가, 주요국의 통화 완화적 정책의 후퇴 등으로 완만한 상승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신재혁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차장은 "트럼프 정책 이행의 현실적 한계 노정, 달러화 강세 지속 등에 따른 금융여건 긴축 가능성이 금리 상승을 제약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화도 금리 상승에 따른 신흥국으로부터의 투자자금 유출, 트럼프의 보호무역 및 규제 완화책에 따라 기업 이익 환류 등에 따라, 강세 압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관측됐다.
달러화 강세 모멘텀은 주요 선진국의 통화완화 기조 후퇴, 트럼프 정책의 부정적인 면의 부각, 달러화 고평가 인식 등에 따라 약세로 전환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내년 미국의 물가는 2% 내외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임금 및 유가 상승, 재정부양, 보호무역 추진 등에 따른 결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1.7~1.9%, 국제통화기금(IMF)는 2.3%,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1.9%를 예상하고 있다.
이정헌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차장은 "달러화 강세 재개는 인플레이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경제 성장 전망은 유가 상승, 트럼프의 경기부양책에 따라 2% 초반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됐다.
한국은행은 이같은 미국 시장의 변화에 따라 신흥국 시장의 경우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트럼프 정부의 보후무역 강화에 따른 무역흑자 감소에 대한 우려가 커졌으며 당분간 통화절하, 금리상승 및 신용 스프레드 확대 압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외에도 미 국채금리는 트럼프 당선 이후 큰 폭의 상승세를 기록했으나 미국의 경제 규모를 감안하면 향후 상승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됐다. Fed의 이사진도 다소 매파적인 인원이 충원될 전망이지만 통화정책결정회의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정책적 변화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마지막으로 한국은행은 트럼프의 정책에 경기 부양과 긴축이 공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정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도 있지만 이민 제한책은 노동인구 공급 축소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한국은행은 트럼프 정책의 실제 범위, 규모, 시기 등은 매우 불확실한 상황이라며 정책의 구체화 과정에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유상대 한국은행 뉴욕사무소 소장은 "미국 대통령이 당선 전에 혼자 할 수 있다고 얘기는 했지만 한꺼번에 모든 것을 바꾸기는 어렵다는 게 월가 중론"이라고 말했다.
뉴욕=황준호 특파원 rephwa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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