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금융당국이 내년 1분기에 카드론 급증 카드사를 대상으로 점검을 실시한다. 카드사들에게는 카드론 경쟁을 자제해달라고 주문했다.
금융감독원은 진웅섭 금감원장이 13일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및 8개 전업카드사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금리 인상에 대비한 리스크 관리 강화, 카드론 경쟁 자제 및 잠재 부실 방지 등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진 원장은 카드사가 카드론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마케팅 경쟁이 이루어지는 상황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경기 급락에 따른 카드론 이용자의 상환능력이 악화할 경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잠재부실이 현재화할 우려가 있다"며 "사전적 리스크 관리 강화가 긴요한 시점이며 감독당국도 내년 1분기에 카드론 급증 카드사를 대상으로 카드론 취급 실태 및 심사 적정성 등에 대한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대선 이후 국내외 시중금리가 지속 상승해 카드사의 조달금리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나 당장 카드사 경영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예측하기 어려운 국내외 경제여건을 감안해 내실 위주의 사업계획 수립 등 보수적인 자세로 경영에 임해달라"고 말했다.
진 원장은 또 "포인트 사용비율 제한 폐지, 가맹점 대금 지급주기 합리화, 비대면 유료상품 안내 강화 등 불합리한 영업관행 개선을 지난해부터 지속 추진해 표준약관을 개정하고 전산시스템을 개선하는 등 대부분 개혁과제가 당초 계획대로 이행됐다"면서 "일시적인 조치에 그치지 않고 카드업 전반에 걸친 소비자보호 강화 기조로 이어지도록 많은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금융사고 예방을 위해 카드사 내부통제시스템이 확실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철저한 감독도 주문했다.
진 원장은 다가오는 위기를 자각하지 못한 채 현실에 안주함을 경계하자는 의미에서 공자의 9세손인 공부가 지은 공총자(孔叢子) 논세(論勢)편의 '연작처당(燕雀處堂)'을 언급했다. 이는 지붕에 불이 붙은 줄도 모르고 있는 처마 밑 새들을 의미한다.
눈 앞의 실적에 도취돼 시장의 높은 파고를 인식치 못하는 우(愚)를 범하지 않도록 위기인식 및 대응에 만전을 기해달라는 메시지였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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