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사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 직원들에게 선물
내년 하반기 HP로 매각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삼성전자가 회사를 떠나는 직원들에 대한 이별 선물로 '순금 명함'을 골랐다.
13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지난달 1일자로 분사된 프린팅솔루션사업부(현 에스프린팅솔루션) 직원들은 19.38g의 순금 명함을 받았다. 삼성그룹의 상징인 타원형 마크, 삼성전자 프린팅솔루션사업부라는 이름이 박힌 직원들의 명함을 금으로 만든 것이다. 그동안 일하면서 끊임없이 찍어내고 돌리던 명함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아쉬움을 달래는 이별 선물이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과의 길고 짧은 시간들을 좋은 추억으로 남기길 바란다는 뜻에서 순금으로 제작해 선물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세는 100만원 상당이다.
이미 에스프린팅솔루션 직원들은 지난달 1일 분사돼 더 이상 삼성전자 소속이 아니다. 순금 명함을 받은 직원들은 "이제는 정말 삼성과 작별인사를 나눈 것 같다"며 "어쩔 수 없는 부분이지만 삼성의 이름이 담긴 명함 선물까지 받고나니 씁쓸한 마음도 함께 든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사업부를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이 있었다. 휴렛팩커드(HP)가 인수한 뒤에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직원들은 이 부분을 문서화해 추후 HP가 말을 바꾸지 않도록 해 달라고 요구했다. 주주총회에서 인수를 승인하는 순간까지도 직원들이 삼성 서초사옥 앞으로 찾아와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매각 과정에서 사내에서 임직원들이 모여 토론을 벌이기도 했는데 직원들은 '삼성 이름표를 떼는 것' 자체에 매우 거부감을 느끼는 모습이었다. 한 직원은 "대한민국에서 삼성 직원이라는 상징적인 것을 버려야 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부담과 서운함을 느끼는 직원들이 많았던 만큼 삼성 측에서 명함을 선물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삼성전자의 100% 자회사가 된 에스프린팅솔루션은 1년여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 하반기 글로벌 프린터업계 1위 업체인 HP에 매각될 예정이다. 에스프린팅솔루션은 기존 삼성전자의 스마트 UX 센터 등 프린팅 소프트웨어ㆍ비즈니스 사업을 지속하게 된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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