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원내대표직 사임…"탄핵안 가결에 책임"(상보)

"새누리당, 집권여당의 면모 갖춰야…자제하고 양보해야"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12일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직에서 사임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와 사퇴 기자회견을 열고 "저는 오늘 새누리당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려고 한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겪으면서 마음 고생하셨을 국민 여러분께 무릎 꿇고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대해 집권당 원내대표로서 책임지는 게 온당하다고 생각한다"며 "대통령의 직무 중지 사건에 있어 집권여당은 대통령과 똑같은 무게의 책임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 원내대표는 탄핵안 표결 하루 전인 지난 8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청와대 회동 당시를 설명하며 "대통령은 저에게 자신의 억울함을 20분 이상 호소했다. 수척해진 대통령의 얼굴을 보면서 마음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집권여당이 탄핵 표결에 참석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의원 개개인의 양심에 따라 자유투표할 수 밖에 없는 상황임을 설명했고, 대통령은 담담하게 받아들였다"고 덧붙였다.

그는 "청와대를 나오는 제 발걸음은 너무나 무거웠다"면서도 "작은 정을 끊고 국가적 대의를 따랐다고 생각한다. 이 사태에 마땅한 책임을 지려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원내대표는 "우리 당은 하루속히 책임 있는 집권여당으로서의 면모를 갖춰야 한다. 서로 자제하고 양보해야 한다"며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고 한발 한발 전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의원 한 사람 한 사람이 계파를 떠나서 국가적 대의를 쫓는 책임있는 공인의 자세를 견지해주시길 부탁드린다"며 "새 원내대표를 조속히 뽑아달라. 그때까지 저의 소임을 다 하겠다"는 말로 맺음했다.

아울러 김광림 정책위의장도 "그동안 정책위의장으로서 새해 예산안 처리를 비롯해 정책 현안에 대해 성심껏 그 역할 해왔다고 하겠지만, 국민 여러분과 당원 동지들에게 실망을 드린 현 정국 속에서 집권여당 원내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그에 따른 책임을 지고자 한다"고 사퇴의 변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