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산업은행의 조사 결과 내년에 중소기업이 설비투자를 13.2%나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산은 산업분석부는 국내 3550개 주요기업을 대상으로 설비투자계획을 조사했다. 그 결과 내년 설비투자는 179조7000억원으로 올해 잠정치(179조4000억원)보다 3000억원(0.1%)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중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규모는 25조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13.2%나 줄어드는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대기업 투자는 154조6000억원으로 전년대비 2.7%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산은 관계자는 "구조조정과 가계부채 부담, 정치적 불확실성 등으로 악화된 소비심리가 내수기업의 투자위축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고 내다봤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은 90조7000억원으로 4% 증가하나 비제조업은 89.0조원으로 3.5% 감소할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에서는 반도체·디스플레이, 석유화학 등은 유망사업 위주로 투자를 확대할 전망이지만 자동차, 철강 등은 수요부진, 설비과잉 등에 따라 투자를 축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설비투자액(잠정치)는 179조4000억원으로 2015년보다 0.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산은은 올해 수출이 둔화되고 일부 산업의 설비과잉이 지속되면서 설비투자가 감소세를 보인 것으로 진단했다. 올해 설비투자는 대기업이 2.1% 늘었으나 중소기업은 13.6% 줄었고 제조업은 1.7% 증가했으나 비제조업은 3.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올 상반기 조사에서 기업들은 올해 투자계획을 182조4000억원으로 잡았으나 실제 실행된 투자액은 계획의 98.4% 수준인 179조4000억원이었다.
나성대 산은 부행장은 "내년에는 제조업 중심으로 투자가 소폭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나 미국 등 주요국의 보호무역기조 강화는 투자확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면서 "특히 내수기업과 중소기업의 설비투자 감소세가 심화될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