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영주 기자] 대통령 권한대행인 황교안 국무총리가 경제·민생 챙기기에 본격 나섰다. 특히, 현재의 경제난을 극복할 수 있도록 유일호 경제팀의 분발을 요구하는 한편 최악상황으로 치닫는 조류 인플루엔자(AI) 확산과 관련해서는 본인이 생각해온 원칙들을 제시하며 강력한 조치를 지시하는 등 여느 때보다 강하게 국정을 진두지휘하는 모습이다.
◆'유일호경제팀'에 "경제 책임지라" 메시지= 황 권한대행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첫번째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소집해 "각 부처 장관들을 중심으로 전 공직자는 긴장을 늦추지 말고 맡은 바 소임에 책임감과 소명감을 가지고 전념해 달라"며 "국정운영체계를 안정시키는 것이 선결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은 어느 때보다 내각의 팀워크가 중요하다"면서 "오늘부터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정례적으로 운영하면서 민생을 포함한 시급한 국정 현안과제를 집중적으로 챙겨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어려움에 빠져있는 경제·민생 분야를 관계 장관들이 적극적으로 챙길 것을 지시했다.
황 권한대행은 "최근 경제·금융 분야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는 상황을 감안할 때, 경제 분야는 그간 호흡을 맞춰왔던 유일호 경제부총리 중심의 현재의 경제팀이 책임감을 가지고 각종 대내외 리스크 및 경제 현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면서, 현재의 경제 어려움을 극복할 방법을 함께 챙겨줄 것을 각별히 당부드린다"고 주문했다.
아울러 "금융과 외환시장은 변동요인이 많은 만큼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중심으로 시장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취해 달라"고 당부했다.
민생현안과 관련해서는 "오늘 첫 회의에서는 동절기를 맞아 가장 어려움을 겪는 저소득노인·취약아동 등 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대책을 현 시점에서 다시 점검해 보고, 필요한 보완방안을 마련·시행하고자 한다"면서 "내년 1월말까지 아동복지 사각지대를 집중 발굴해 즉시 지원하고, 22만명에 달하는 독거노인에 대한 맞춤형 돌봄서비스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또 "기초생활수급 신청 탈락자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 가능 여부를 재점검해 복지 사각지대에 처해 있는 위기가구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원하겠다"며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와 전 지방자치단체는 겨울철 가장 취약한 독거노인, 노숙인, 결식아동 등에 대한 지원체계를 전수 점검해 보호에 사각지대가 없도록 필요한 조치를 신속히 취해 달라"고 전했다.
황 권한대행은 "앞으로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주요한 민생현안을 논의해서 하나하나 매듭을 짓는 등 철저하게 대처해 나갈 계획"이라며 "양 부총리와 관계 장관들은 국민들이 느끼는 민생문제를 끊임없이 고민해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보완·시행해 주기 바라고, 현장중심으로 점검하고 보완해 집행과정에 사각지대나 소홀함이 없도록 잘 챙겨 달라"고 덧붙였다.
황 권한대행은 이번주 국가원로들을 만나는 등 각계로부터 현 정국을 정상화 시키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청취할 것으로 전해졌다.
◆"AI 대응책, 원점에서 철저 점검"= 이어 열린 'AI 관계장관회의'에서 황 권한대행은 "AI 방역을 위한 그 동안의 범정부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AI가 영남과 제주를 제외한 전국으로 빠르고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어 AI 확산에 대한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며 "지금까지 정부에서 실시해 온 AI 대책에 보완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 원점에서 다시 한 번 철저하게 점검하고, AI가 더 이상 크게 확산되지 않도록 강력한 조치를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황 권한대행은 AI 대책의 방향에 대해 본인이 생각해온 7가지 원칙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원칙으로는 ▲과감한 광역의 방역조치 ▲신속한 정보공유 ▲즉각적 대처, 사전적 대처, 꼼꼼한 대처 ▲전문가들의 참여를 적극적 공유 ▲책임 있는 현장 대응 ▲책임을 다했는데도 피해를 당하는 피해 농축산 관계자 지원 ▲방역 관계자들의 감염예방 등 안전문제 등을 꼽았다.
황 권한대행은 "농식품부, 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현장 중심의 선제적 방역을 철저히 실시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며 "전국단위의 일시 이동중지(Standstill) 명령을 발동해 일제 소독을 다시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철새서식지, 수렵장, 대규모 축산단지, 소규모 가금농장 등 AI 관련 모든 지역에 대해 선제적 방역을 철저히 실시해 주기 바란다"면서 "현장에서 긴급히 필요한 방역인력과 소독시설, 소독약 등을 적기에 공급·지원해서 현장방역에 어려움이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히 조치해 달라"고 전했다.
더불어 "AI 방역대책본부의 확대 개편, '지역재난안전대책본부'로 전환 등을 통해 현장 방역활동을 보다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철저히 점검해 달라"며 "AI 확산에 따른 닭, 오리, 계란 수급 문제, 예찰결과 신고의무 부여 등 예찰제도 개선, 자체소독 강화 등 농가 책임방역 강화방안 등 여러 대책들도 함께 마련해 달라"고 당부했다.
황 권한대행은 "앞으로 가창오리 등 철새 도래 예정지역에 대한 사전 출입통제 실시, 제한적 먹이주기 시행 등 선제적 예방대책도 적극 실시하고 특히, 방역인력, 살처분 참여자와 가금 종사자 등에 대한 철저한 안전관리로 AI에 감염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라며 "농식품부, 안전처 등 관계부처는 현재의 AI 발생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특별한 경각심을 가지고 적극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
세종=조영주 기자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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