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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화의 와인으로 세상보기] 와인 전문가의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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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화의 와인으로 세상보기] 와인 전문가의 숙제 (사진=EPA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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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연말이 다가오면 와인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다. 모임에 들고갈 와인이나 레스토랑에서 마실 와인, 또는 선물용 와인을 고를 때면 최선의 선택을 위한 고민도 따르기 마련이다. 이럴 때 전문 판매 직원이나 소믈리에의 친절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면 문제 해결이 쉬워 진다.

최근 한 인터뷰에서 영국의 저명한 와인 저널리스트인 젠시스 로빈슨 (Jancis Robinson)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레스토랑에서 와인리스트를 보고 소믈리에에게 이것 저것 물어보는 사람을 본인 이외에는 잘 볼 수 없더라는 것이다. 젠시스의 경우 마셔보지 않은 와인이나 처음 보는 생산자가 있다면 주저하지 않고 현장의 소믈리에에게 의견을 요청한다며 소비자들에게도 이를 독려 하는 메세지를 전했다.


필자도 마찬가지이다. 레스토랑이나 와인 샵에서 낯선 와인을 만나면, 혹은 마셔보지 않은 생산년도의 와인이라면 담당자에게 선뜻 도움을 요청한다. 셀 수 없이 많은 전세계의 모든 와인을 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 하거니와 해당 와인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것은 현장을 책임지는 소믈리에나 판매 담당자라는 생각에서 이다. 물론 전문적이지 못한 대응에 실망하는 경우도 간혹 있지만 말이다.

어렵고 복잡한 와인을 마주하는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전문 인력 확보 및 직원 교육에 힘을 쏟고 있다는 내용의 와인 업계 기사가 종종 눈에 띄는 것이 놀라운 일은 아니다. 제품에 대한 이해는 물론이거니와 와인만큼이나 복잡하고 다양한 고객층의 눈높이에 맞춰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의 확보가 비지니스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 요소라는 데에도 이의가 없다.


지난 10월, 미국 최대 규모의 와인 및 주류 유통 회사인 서든글라저스 와인앤스피릿 (Southern Glazer’s Wine & Spirits)사는 2만 명이 넘는 직원들의 와인 교육을 전담하는 새로운 사내 교육팀을 꾸렸다고 발표 하였다. 마스터 소믈리에, 마스터 오브 와인 등 8명의 최고 와인 전문가들이 이끄는 자체 교육팀을 통해 미국 44개 주에서 활동하고 있는 직원들의 교육을 책임진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뛰어난 직원 교육을 통해서만이 차별화를 이룰 수 있고 업계의 리더가 된다고 교육팀 대표는 강조 했다.


이 기사를 접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와인 교육 업체인 홍콩의 오섹(AWSEC, Asia Wine Service & Education Centre)에 몸담고 있는 친구 링 청(Ling Cheong)에게 홍콩과 중국의 와인 업체들의 직원 교육은 어떠한지 물었다. 링은 주저 없이 중국과의 비즈니스는 90%이상이 와인 업체들의 직원 위탁 교육이라고 전했다.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의 와인 시장과 턱없이 부족할 전문 인력을 생각할 때 놀랍지 않은 이야기 였다.


또한 오섹은 홍콩의 가장 큰 소매 업체인 왓슨스와인셀러 (Watson’s Wine Cellar)의 직원들에게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위탁 받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가장 최근에는 100 명이 넘는 세일즈 직원들을 대상으로 칠레 와인 아카데미의 초급 과정 교육을 진행 했고 그 전에는 호주 와인 교육 프로그램인 에이플러스 (A+) 초급 과정을 제공했다고 한다.


정부에서 주류 판매를 관리 운영하고 있는 경우에도 직원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기는 마찬가지 이다. 캐나다 브리티쉬 콜럼비아 주의 BCLDB (British Columbia Liquor Distribution Branch)는 국제 와인자격인증서인 WSET (Wine & Spirit Education Trust) 중급 및 고급 과정을 와인 플러스(Wine Plus APP)라는 교육 업체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담당 교육자인 미카엘라 모리스 (Michaela Morris)에 따르면 3000 명에 가까운 직원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기회로 매해 10회 이상의 교육이 제공되고 있다고 한다.


직원 교육을 통한 고객 서비스 향상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좋은 예는 레스토랑 업계에도 있다. 런던 및 뉴욕, 상하이, 두바이, 뭄바이 등지에서 모던 중식 및 아시안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하카산 그룹 (Hakkasan Group)의 다양한 직원 교육 프로그램이 눈에 뛴다. 특히 하카산 본사가 위치한 런던에서는 매주 화요일 ‘화요 테이스팅’ 이라는 회사 주최의 모임을 운영, 모든 소믈리에가 참석한 가운데 한가지 식사 메뉴를 앞에 두고 가장 잘 어울리는 와인을 찾기 위한 시음을 곁들인 의견 교환의 시간을 갖고 있다. 이렇게 현장의 소믈리에들이 직접 음식과 와인의 조화를 경험함으로써 고객의 입장을 보다 잘 이해하는 것은 물론 효율적인 와인 추천 및 서비스에 도움을 받고 있는 경우라 하겠다.


국내에서 와인을 취급하는 수입사, 소매상, 레스토랑 등 관련 업체들도 직원 교육에 힘 쓰기는 마찬가지일 것이다. 쉐라톤 그랜드 워커힐 호텔의 경우 12년 경력의 베테랑 유영진 소믈리에를 중심으로 내부 및 외부 소믈리에 강사를 초빙, 체계적인 사내 와인 교육 과정을 매 해 운영하고 있다.


인턴직을 포함해 와인을 취급하는 직원들은 직급에 따라 세분화된 초급, 중급, 고급의 와인 과정에 참석 하게 된다. 이를 통해 기본적인 와인 지식에서 부터 호텔에서 판매 되고 있는 와인들에 관한 정보, 고객 대응 서비스 등 포괄적인 전문 교육을 받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아는 만큼 보인다고, 고객들과 대화 하고 와인을 서비스 하는 데 있어 와인 교육이 많은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는 유영진 소믈리에, 그의 의견에 다른 직원들도 선뜻 동의하지 않을까.


와인은 소비자한테도 어렵지만 업계 종사자에게도 어렵다. 전문인이 되기 위한 개인적인 노력과 투자 못지 않게 몸 담고 있는 조직으로부터의 체계적인 교육과 지원이 중요한 것은 와인 업계라고 예외가 아니다. 소비자의 입장에서 본다면 친절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 아무리 인터넷이나 모바일을 통해 쉽게 취득할 수 있는 와인 정보가 넘쳐난다고 해도 교감을 나눌 수 있는 대화가 바탕이 되는 그 것과는 차원이 다르기 때문이다.


[남경화의 와인으로 세상보기] 와인 전문가의 숙제 남경화 와인커뮤니케이터

남경화는 와인 커뮤니케이터이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며 디켄터 월드 와인 어워즈를 비롯한 유수의 국제 와인 품평회에 심사위원으로 참석하고 있다. 2005년 호주 와인 통신원 활동을 시작으로 한국, 호주, 홍콩, 프랑스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으며, 호주 애들레이드대학 와인비즈니스 석사 및 WSET 디플로마 과정을 마쳤다. 현재 영국 런던에 거주하며 와인 관련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마스터오브와인에 도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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