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해피 엔딩'이다.
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간절했던 대한축구협회(FA)컵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수원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한 2016 KEB하나은행 FA컵 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 서울과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10-9 승부차기승리를 거두면서 2010년 이후 6년 만에 FA컵 정상에 올랐다.
서정원 수원 감독은 "FA컵을 정말 팬들과 함께 우승하고 싶다. 간절하다"고 했다. 간절함이 결과를 좌우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꼭 그렇지는 않겠지만 서울보다는 우리가 더 FA컵 우승에 대해 간절하다"고 했다.
수원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10승18무10패 승점48로 7위에 그쳤다. 매년 우승후보,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했던 축구명가 수원의 자존심은 구겨졌다.
마지막 보루는 FA컵 우승이었다. 상대는 또 FC서울이었고 슈퍼매치가 성사됐다. 수원 주장 염기훈은 "서울과 정말 결승전에서 붙고 싶었다"고 했다. 라이벌을 꺾고 우승하는 것이 그들이 그린 장면이었다.
수원은 서울을 상대로 1차전을 2-1로 이기고 2차전에서 후반 10분 조나탄이 터트린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90분 경기는 1-2로 졌다. 결국 승부차기로 향했다. 승부가 나지 않았다. 수원 키커들은 승부차기 하나하나에 온 정신을 집중해서 찼다. 열 번째 키커에서 승부가 갈렸다. 서울 수문장 유상훈이 실축했다. 이어 수원 수문장 양형모가 성공시키면서 수원의 우승을 확정지었다.
수원 선수들은 얼싸안고 기뻐했다. 수원 서포터즈들은 환호, 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수원은 올 한해를 힘들게 보냈지만 마지막 시상대에 올라 모두가 웃었다. 간간히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2016년은 수원에게 치욕의 1년이 아닌 영광의 1년으로 마침표를 찍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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