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과 관련 자당의 의원들이 항의 전화·문자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관련 중국의 문화대혁명 시기 '홍위병'을 거론하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본인의 핸드폰을 들어 보이며 "편리한 것도 있지만 불편한 일도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전 어제 의원님들과 똑같은 일을 겪으면서 문화혁명이 생각났다"며 "홍위병들을 앞세워서 대중선동을 위한 그런 정치, 그런 것이 갑자기 떠올랐다"고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전화번호뿐 아니라 의원님들의 주소가 공개돼 자택 앞에 몰려가 시위를 하는 그런 선동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며 "너무나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새누리당 의원들에 대한 항의 연락은 전날 의원들의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등이 담긴 웹페이지 링크가 인터넷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퍼지면서 시작됐다. 박 대통령에 대한 탄핵에 동참하라는 내용이 대부분으로 일부 의원들은 욕설이 담긴 비난 메시지를 많게는 300통 이상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4월 퇴진-6월 대선'이라는 당론에 따른 비주류 의원들에게 항의가 집중되고 있다. 비주류의 좌장인 김무성 전 대표는 "나라를 팔아먹고 편안하십니까"등의 문자 메시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탄핵 반대 의원의 명단을 올리자 이에 반발한 의원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1일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표 의원에게 명단 게제를 중단하라며 항의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장제원 새누리당 의원과 표 의원 간의 고성과 말다툼이 일어났다.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도 표 의원에 대한 의원들의 항의가 계속 이어졌다.
표 의원은 본회의에 앞서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제가 평소 좋아하고 사랑하는 장제원 의원과 감정적 싸움까지 한 상황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장제원 의원에게 공개적으로 사과드린다"면서도 "탄핵이 누구 때문에 이뤄지지 못하는지 분명하게, 끝까지 국민과 공유하고 책임을 명확하게 지겠다"며 명단 공개를 계속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기호 기자 kihoyey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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