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뷰앤비전]정의력 있는 세상

시계아이콘01분 38초 소요

[뷰앤비전]정의력 있는 세상 김광진 전 국회의원
AD

‘이것이 나라인가!’ 지난 한 달 모든 국민들이 한 번씩은 읊조려 보았을 말입니다. 전체국민의 3.5%가 집회 및 시위를 지속한다면 결국 정권이 무너진다는 미국 덴버대학의 에리카 체노웨스교수의 연구 결과가 있지만 2014년 인구통계인 5100만중 3.5%인 180만명 이상의 시민이 매주 모여 집회를 이어가도 대통령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심지어 지지율 3.5%의 대통령이 임기를 지속할 수 있을지를 관찰하며 새로운 학설을 쓰고 있습니다. 검찰수사와 특검의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겠다며 울먹이며 국민 앞에 약속했지만 자신이 임명한 검찰의 공정성을 문제 삼아 행정부의 수반이 국가기관을 불신하는 상식 밖의 일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번 박근혜 게이트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많은 적폐들을 볼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는 무능입니다. 처음 최순실 게이트라는 이름으로 이 문제가 불렸지만 최종으로 그 모든 책임은 자신의 정치적 소신과 입장을 지켜내지 못한, 어쩌면 그 자체를 갖지 못한 박근혜 대통령 자신에게 있습니다. 자기 입으로 자기 생각을 국민 앞에서 말하지 못하는 정치인에 대해서 우리는 좀 더 냉혹한 평가를 해야 합니다. 민주주의는 불편하고 또 불편한 제도입니다. 지시와 명령으로 일사분란함을 추구하는 독재와 달리 끊임없이 설득하고 설명하고 조율해야 하는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불쌍하고 짠해서가 아니라, 혹은 정반대로 나보다 학벌 좋고 돈 많고 배경이 좋은 사람이여서가 아니라 얼마나 나의 목소리를 잘 대변해 줄 것인지를 얼마나 비전과 능력이 있는 사람인지를 이제는 평가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금력입니다. 얼마 전까지 대통령을 뒤에서 조정하며 사실상의 대통령으로 군림하던 사람도, 직전까지 국회의원과 청와대 수석을 지내며 경제대통령으로 나라를 좌지우지한 사람도 수갑을 차고 검찰청 포토라인에 서서 권력의 무상함을 보여주지만 이 사건으로 조사를 받은 7명의 재벌총수 중 어느 누구도 포토라인에 서지 않았습니다. 권력은 유한하지만 금력은 무한함을 여전히 증명하고 있는 것이지요. 강요에 의해서 돈을 빼앗긴 피해자로 포장되었지만 법을 바꾸고, 정책을 조정하면서 그보다 훨씬 더 많은 이익을 챙겨온 공범입니다.


세 번째는 권력입니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라는 헌법조항을 들먹이지 않더라도 대의민주주의 하에서 공직자와 정치인은 사적 이익이 아닌 공적 이익, 다시 말해 주권자인 국민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서 일 해야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물구나무를 서서라도 당선만 되면 그만이고, 선거가 끝나고 난 이후부터는 국가를 수익기반으로 삼아 자기의 정치적 동료들과 주변 지인을 위한 사익을 추구하는 데 혈안이 된 대표자들이 얼마나 우리의 삶을 어렵게 만드는 것인지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불공정입니다. 헬조선과 흙수저로 대표되는 한국사회의 현실은 단순히 지표상의 삶이 어렵다는 문제만이 아닙니다. 점점 희망을 잃어가고 있는 사회에 대해 국가공동체가 느끼는 집단적 고민일 것입니다. 힘 있는 부모를 가진 누군가를 위해 상대방보다 높은 성적의 사람이 불합격 처리되고, 자기 비서로 있었던 사람을 취업시키기 위해서 규정을 변경해버리는 불공정의 현실을 보면서 이 사회를 그대로 두고서는 우리 모두가 살아 갈수 없다는 절박한 외침입니다.


그간의 대한민국 사회는 언제나 강한 것이 옳은 것을 이겨왔습니다. 금력, 권력, 무력, 심지어 폭력도 힘이 있지만 정의는 언제나 힘이 없었습니다. 불평등과 불공정함을 넘어서고, 민주주의를 바로 세워 이제 우리의 국어사전에도 ‘정의력’이라는 단어가 등재되는, 정의가 힘이 있는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가야합니다.






김광진 전 의원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1606:40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⑥ 생존과 직결되는 복지 문제로 챙겨야…"진단체계 만들고 부처 간 연계 필요"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606:30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케첩은 알아도 토마토는 본 적 없다"는 美…일본은 달걀 아닌 "회·초밥이 왔어요"⑤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406:30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④ 이동식 마트는 적자…지원 조례는 전국 4곳 뿐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306:30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창고에 쟁여놔야 마음이 편해요"…목숨 건 장보기 해결하는 이동식 마트 ③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206:40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새벽배송은 사치, 배달이라도 됐으면"…젊은 사람 떠나자 냉장고가 '텅' 비었다 ②

    편집자주'장보기'를 어렵다고 느낀 적 있나요? 필요한 식품은 언제든 온·오프라인으로 살 수 있는 시대에 상상조차 불가능한 일이지만 대한민국에는 걸어서 갈 슈퍼도 없고, 배달조차 오지 않아 먹거리를 구하기 어려운 지역이 있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 찾기처럼 음식을 살 수 없는 이곳을 '식품사막'이라 부릅니다. 식품사막은 고령화, 지방소멸, 정보격차 등으로 점점 넓어지고 있습니다. 장보기라는 일상의 불편함이 어떤

  • 25.12.1810:59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이재명 대통령 업무 스타일은…"똑부" "구축함" "밤잠 없어"

    정부 부처 업무 보고가 계속되고 있다. 오늘은 국방부 보훈부 방사청 등의 업무 보고가 진행된다. 업무 보고가 생중계되는 것에 대해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감시의 대상이 되겠다는 의미, 정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무 보고가 이루어지면서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 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대통령실 참모들과 대통령과 같이 일했던 이들이 말하는 '이재명 업무 스타일'은 어떤 것인

  • 25.12.0607:30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한국인 참전자 사망 확인된 '국제의용군'…어떤 조직일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이현우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에 참전했다가 사망한 한국인의 장례식이 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열린 가운데, 우리 정부도 해당 사실을 공식 확인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매체 등에서 우크라이나 측 국제의용군에 참여한 한국인이 존재하고 사망자도 발생했다는 보도가 그간 이어져 왔지만, 정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2.0309:48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조응천 "국힘 이해 안 가, 민주당 분화 중"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조응천 전 국회의원(12월 1일) 소종섭 : 오늘은 조응천 전 국회의원 모시고 여러 가지 이슈에 대해서 솔직 토크 진행하겠습니다. 조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조응천 : 지금 기득권 양당들이 매일매일 벌이는 저 기행들을 보면 무척 힘들어요. 지켜보는 것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