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챔 1차전 역전승 이끌어, 내일 2차전서도 교체 출장 예정
[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프로축구 전북 현대 공격수 이동국(37)은 올 시즌 교체 선수로 자주 뛰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서른세 경기 중 열두 경기(36%)에 교체 출전했지만 올해는 스물일곱 경기 중 열한 경기(40%)에 교체로 나갔다. 아시아축구연맹(AFC)챔피언스리그에서도 지난 시즌 일곱 경기에 모두 선발로 나갔지만 올해는 열한 경기 중 네 경기에 교체로 투입됐다.
이동국은 단순한 교체카드가 아니다. 흐름을 바꾸는 히든카드다. 최강희 전북 감독(57)은 "체력 관리가 필요하다. 교체로 뛸 때에도 제 몫을 다 해준다"고 했다. 이동국은 "경기력의 질은 더 좋아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동국은 2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연합 아부다비에 있는 하자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알아인과의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두 번째 경기에서도 교체로 뛸 것 같다. 그는 지난 1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 결승 첫 번째 경기에서 후반 20분 김보경(27) 대신 교체 투입돼 전북의 2-1 역전승을 이끌었다. 즐라트코 다리치 알아인 감독(50)은 "이동국의 교체 출전이 우리가 역전패하는 결정적인 원인"이었다고 했다.
이동국은 "두 번째 경기에서는 팀이 이기고 있을 때 들어갔으면 좋겠다"면서 "상대의 마음이 급해지도록 만드는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했다.
이동국은 최근 크로스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그는 "일단 공을 잡으면 항상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보는 습관이 생겼다. 적절한 타이밍에 크로스를 올리려 한다. 공격수로서 언제 어떻게 크로스가 올라가는 것이 받기 좋은지를 알고 있기 때문에 좋은 크로스가 나온다"고 했다.
이동국은 "김신욱(28ㆍ전북)과 함께 뛸 때 상대에게는 더 위협적"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공격적인 조합이다. 김신욱이 앞에 있고 내가 뒤에서 미드필더들을 도우면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려고 노력한다. 김신욱이 제공권에 우위가 있고 헤딩경합을 할 때 내가 보다 좋은 위치에서 공을 잡을 기회도 는다"고 했다.
이동국은 "ACL 우승이 팀의 올 시즌 최우선 목표고 나 스스로도 간절하다. 내게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 시즌까지 전북에서 뛴다. 이후에는 은퇴할 수도 있어 ACL 우승 도전은 올해가 마지막일 수도 있다. 이동국은 지난 2011년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한 알사드(카타르)와의 AFC챔피언스리그 결승 단판승부에 출전해 2-2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2-4로 져 준우승에 머문 기억이 있다. 이동국은 "그때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아픈 경험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이동국과 전북은 아랍에미리트연합이 익숙하다. 지난해부터 2년 연속 아랍에미리트연합 두바이에서 시즌 전 전지훈련을 했다. 이동국은 "현지 분위기나 기후 등은 적응이 다 되어 있다. 우리가 지난 2년 간 두바이로 훈련을 간 이유가 이번에 우승하기 위해서였다고 생각하고 싶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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