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C";$title="올가 페도렌코 교수";$txt="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사진=서울대학교 인류학과 홈페이지";$size="338,512,0";$no="201611240917282863370A_1.jpg";@include $libDir . "/image_check.php";?>
[아시아경제 피혜림 인턴기자] 한 학생의 무례한 행동에 교수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공개편지를 썼다. 인종 편견과 성차별에 대해 배울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서울대 인류학과 조교수 올가 페도렌코가 올린 '나를 괴롭힌 서울대 학생에게 보내는 공개서신'이 SNS를 통해 공유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편지에 따르면 10월 5일 오후 9시께 페도렌코 교수는 서울대 교정을 걷다 한 한국인 남학생에게 영어단어 'coincidence(우연의 일치)'를 발음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
페도렌코 교수가 '아무 외국인에게나 다가가 무작위로 그런 질문을 던져서는 안 되고 그건 이상한 일'이라며 요구를 거절하자 남학생은 소리를 지르며 공격적인 행동을 시작했다.
이후 남학생은 페도렌코 교수가 자신의 얘기를 거절해 자신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며 "외국인들은 모두들 'small talk(잡담)를 나누지 않아요? 미국 영화에서는 그렇게 하잖아요'"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편지에서 페도렌코 교수는 '영어 발음을 배우고 싶다고 외국인의 주의를 끌 권리는 없다'며 한 명의 인간이 아닌 백인 여성이라는 정형에 맞춰 편견을 상정하는 남학생의 태도를 비판했다.
또한 페도렌코 교수는 '어떤 여성도 당신에게 주의를 기울일 의무는 없다'며 밤 9시에 외진 곳에서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요구하면서 낯선 백인 남성에게 접근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후 남성의 불쾌한 접근을 여성이 거절했을 때 그 여성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여성을 괴롭히고 폭행하는 등의 '강간 문화(rape culture)'를 덧붙여 이 사건에 성차별적 요소가 있음을 드러냈다.
한편 페도렌코 교수는 공개편지에서 동료 교수들은 경찰에 연락하라고 말했지만 자신은 신고 대신 공개 서신을 선택했다며 이 일을 공론화 해 성차별과 그릇된 인종적 편견에 대해 배울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밝혔다.
공개편지를 본 네티즌들은 "너무도 부끄럽고 참담하다"(손**), "국격 살살 녹는다"(ksm***), "올가 페도렌코 교수님의 글 참 명문. 저 글만 공부해도 여러 배울 점이 나온다"(baby****)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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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혜림 인턴기자 pihyer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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