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권, 국정개입 의혹 속에서도 단행"
[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23일 서울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정식 체결되자 일본 주요 언론들도 일제히 보도했다.
이날 오전 양국 정부는 서울 국방부에서 한민구 국방장관, 나가미네 야스마스 주한 일본대사가 참석해 GSOMIA를 체결했다. GSOMIA는 총 21개 조항을 통해 교환할 군사적 기밀의 등급 및 제공방법을 규정하고 있다.
일본 NNN TV는 "양국 정부가 군사기밀을 공유하는 내용의 협정에 서명했다"며 "북한에 대한 대응 목적이지만, 한국 내에서는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NNN TV는 "박근혜 정권은 국정개입 의혹으로 흔들리는 가운데서도 '안전보장에 관한 사항은 중단해서는 안 된다'며 강행했다"며 "현 단계에서 퇴진하지 않고 국정을 담당하는 자세를 강조하고, 정권운영이 제대로 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목적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산케이신문은 "이번 협상은 2012년 한국 측에서 '국민감정'을 이유로 서명 당일 연기돼 보류 상태가 계속되고 있었지만, 한국 정부가 지난달 하순 체결 교섭 재개 의사를 표명했다"며 "협상이 재개된 지 1개월도 안 돼 체결됐다"고 전했다. 박 정권이 향후 혼란이 더욱 거세질 것을 우려해 협정 체결을 서둘렀다는 것이다.
요미우리신문은 이 소식을 전하며 "최순실씨에 의한 국정농단 사태로 박 정권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GSOMIA 서명 강행으로 야당 반발이 더욱 거세질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지지통신은 "한일 양국간 방위협정은 처음"이라며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일이 동북아 안정을 지탱하는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외무장관)은 미야기현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는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위협"이라며 "협정에 따라 한일 양국 정부간에 더욱 원활하고 신속하게 보안 관련 정보를 교환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일본은 지금까지 미국과 인도, 호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등 6개 국가·기구와 정보보호협정을 체결한 바 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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