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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화폐개혁]화폐개혁 나섰다 고통 받은 나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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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붕괴, 미얀마 민중봉기 기폭제

[아시아경제 이진수 기자] 화폐개혁으로 고통 받은 나라는 인도가 처음이 아니다.


영국의 경우 1960년대까지만 해도 화폐단위에 10진법을 쓰지 않았다. 당시 1파운드는 20실링, 1실링은 12펜스였다. 그러나 1971년 화폐개혁 이후 1파운드는 100펜스가 되면서 실링이 사라졌다. 유럽은 2002년 유로화를 도입했다. 선진국 영국과 유럽에서는 화폐개혁이 순조롭게 진행됐다.

그러나 신흥시장은 달랐다. 특히 독재정권 아래의 신흥시장에서 단행된 화폐개혁은 큰 혼란으로 이어지곤 했다.


◆소련=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은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루블화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해 1991년 1월 고액권 회수에 나섰다. 당시 회수 대상인 50ㆍ100루블짜리 지폐는 통용 중인 화폐의 33%를 차지했다.

소련 정부는 화폐개혁으로 인플레이션을 억제하지 못한 채 대중의 신뢰만 잃고 말았다. 경제붕괴와 정쟁이 맞물리면서 그해 8월 쿠데타 시도가 있었다. 고르바초프 대통령의 권위가 땅에 떨어지고 소련은 이듬해 무너졌다. 1998년 1월 1일 기존 1000루블 화폐를 신권 1루블로 교환하는 개혁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졌다.


◆북한=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2009년 11월 30일 오전 11시 구권 100원을 신권 1원으로 교환하는 '깜짝' 화폐개혁에 나섰다. 북한 경제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암시장을 폐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화폐개혁에 흉작까지 겹쳐 심각한 식량부족 사태가 일어났다.


치솟는 쌀값이 사회불안으로 이어지자 당시 김영일 내각총리가 화폐개혁 실패에 대해 공개 사과하고 책임자 박남기 노동당 계획재정부장은 처형됐다는 한국 측 보도도 나왔다.


◆콩고민주공화국=1990년대 초반 콩고민주공화국의 독재자 모부투 세세 세코는 경제혼란이 가중되자 수차례 화폐개혁을 단행했다. 1993년 구권 회수 조치로 물가가 치솟고 미국 달러화 대비 현지 화폐 가치는 급락했다. 내전까지 겪은 모부투는 1997년 축출당해 모로코로 망명했다.


◆미얀마=1987년 미얀마 군사정권이 암시장 폐쇄라는 이름 아래 화폐개혁을 단행해 유통 중인 화폐의 80%가 휴지로 변하고 말았다. 이후 거리로 뛰쳐나온 학생들의 반정부 시위가 수년 동안 이어졌다.


1988년 가중된 경제불안으로 미얀마 전역에서 민중의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자 군사정권은 유혈진압에 나섰다. 당시 사망자만 수천명에 달했다.


◆가나=1982년 가나 정부는 당시 최고액권인 50세디 지폐 사용을 금하고 동전이나 다른 지폐로 교환해주겠다고 발표했다. 탈세, 부패, 지나친 유동성을 이유로 들었다. 정부의 신뢰도가 땅에 떨어져 현지인들은 외환이나 유형자산으로 눈을 돌렸다. 외환 암시장이 활기를 띤 것은 물론이다.


지방민들은 화폐를 교환하기 위해 수십㎞나 걸어 은행으로 찾아가야 했다. 교환 시한이 지난 50세디 지폐 다발은 길에 버려졌다.


◆나이지리아=모하마두 부하리가 이끄는 군사정부는 1984년 부패척결운동을 벌였다. 부패척결운동의 일환으로 전개된 게 화폐개혁이다. 정한 시일 안에 구권을 신권으로 교환해야 했다. 부채와 인플레이션에 허덕이는 경제를 구하자는 게 화폐개혁의 목적이었다. 그러나 되레 많은 일자리가 사라지고 많은 기업이 도산했다.


급기야 이듬해 8월 궁정 쿠데타로 실각한 부하리는 징역 40개월에 처해졌다. 그는 4번의 도전 끝에 지난해 대선에서 승리했다. 30년 만에 화려하게 컴백한 것이다.



이진수 기자 comm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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