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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위기론]살얼음 깨져가는데..동상으로 못 움직이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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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손 놓은 관가, '최순실 루머'에 뒤숭숭
부총리 교체는 대통령 거취 문제에 밀려
식물 경제팀이 심각한 대내외 악재 대응

[韓경제위기론]살얼음 깨져가는데..동상으로 못 움직이는 정부 (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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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경제위기론]살얼음 깨져가는데..동상으로 못 움직이는 정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종룡 금융위원장(차기 부총리 내정자) 뒤로 지나가고 있다.(사진=백소아 기자 sharp2046@)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이미 한 발이 얇은 얼음장을 깨고 차디찬 물속으로 쑥 빠져버린 것은 아닐까.


우리 경제가 '여리박빙(如履薄氷·얇은 얼음을 밟듯 위태한 상황)'과 같다고 한 지(7일 임종룡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 열흘 넘게 지났지만 아직도 개선은 요원하다. 산적한 대내외 악재에 사상 초유의 국정 농단 사태까지 맞아 참담한 상황이 장기화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조차 계속 깜깜이란 사실이다.

19일 세종시 관가에 따르면 요즘 중앙 부처 공무원들은 외부 관계자와 만날 때마다 "정국이 어떻게 전개되고 있는 건 지 모르겠다"며 어리둥절해 하기 바쁘다. 최순실 게이트가 행정부에 미친 파장은 단순히 '레임덕이 빨리 왔다'는 수준이 아니다. 추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린 정부에서 공무원들은 납작 엎드려 기계적으로 평이한 업무만 이어갈 수밖에 없다.


특히 사실상 사령탑 부재 상태인 기재부에는 최근 들어 흉흉한 소문까지 돌아 구성원들을 동요케 한다. 대통령 비선 실세 최순실씨와 몇몇 간부들이 연루됐다는 설이 언론 보도로도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거론된 인사 밑에 있는 일선 공무원들은 소속 부서의 미래나 추진하던 정책 향방이 불안하기만 하다.


사실상 경질 당한 유일호 부총리의 공식 일정 소화는 허공에 울리는 메아리나 다름없다. 임종룡 차기 부총리 내정자는 지난 2일 지명 당시 금방이라도 취임할 기세였다가 지금은 기재부 문턱을 밟을 수 있을 지조차 불투명하다. 임 내정자에 대한 기재부 현안 보고와 청문회 준비 작업은 중단된 상태다. 국정 농단과, 이에 따른 박근혜 대통령 거취 문제가 날로 복잡하고 심각해지면서다.


결국 유 부총리 체제의 경제팀이 시급한 현안을 한동안 더 챙겨야 하는 형편이다. 가계·기업 부채 문제 해소, 기업 구조조정 마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 측과의 교감, 미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과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대응, 경제정책방향 수립 등 강한 추진력으로 이끌어야 할 일이 태산이다.


경제팀이 구심점을 못 찾고 있는 사이 각종 경제 지표도 총체적 부진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 경기 침체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속에서 생산·소비·투자 어느 하나 희망적이지 않다. 미 트럼프정부 출범이 한국에 기회일 지 위기일 지 저울질하고 전략을 짤 겨를도 없는 현실이다. 당장 강력한 보호무역주의와 환율 변동성·지정학적 리스크 확대 등이 코앞에 다가왔는 데도 말이다.


전봉걸 서울시립대 교수는 "경제 불확실성이 너무 커지다 보니 기업들이 내년 투자 계획을 잡지 못하고 소비자는 지갑을 닫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울 정도"라며 "일단 정치 상황이 안정되고 누가 경제를 주도해 나갈 것인가가 확실해져야 겨우 부정적 측면이 완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트럼프 시대 대(對)미국 경제 정책 준비와 관련, 주환욱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트럼프정부 출범까지 시간이 좀 남아 있으니 우리 나름대로 공약을 살펴보며 대비하곤 있다"며 "트럼프 당선자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지, 미 행정부와 의회가 합의를 잘 해나갈 지 등 변수가 수없이 많다"고 전했다.


다른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주까지만 해도 새 부총리 취임 준비를 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다짐했으나 지금은 공중에 붕 떠있는 느낌"이라며 "얼른 일을 제대로 해야 할 텐데 각종 의혹도 채 해소가 안 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세종=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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