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500m 銀
"지키기 힘들었는데 마음 편해, 천천히 따라가겠다"
[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 "일등보다 과정이 중요하다."
스피드스케이팅 스타 이상화(27·스포츠토토)의 새 시즌 각오다. 이상화는 지난 11~13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성 스피드스케이팅장에서 열린 2016~2017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스피드스케이팅 월드컵 1차 대회를 앞두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 말을 적었다.
주 종목인 여자 500m 2차 레이스(13일)에서 은메달을 한 개 딴 뒤에는 "상위권 자리를 매번 지키기 너무 힘들었는데 마음이 편하다. 천천히 따라가겠다"고 했다. 정상을 탈환하기 위한 시즌 두 번째 월드컵은 오는 18~20일 일본 나가노에서 열린다.
이상화가 금메달을 내준 1차 월드컵에서는 일본 선수들이 두각을 나타냈다. 고다이라 나오(30)가 500m 1,2차 레이스 모두 우승했고, 쓰지 마키(31)가 은메달 한 개와 동메달 한 개를 가져갔다. 고다이라는 2014~2015시즌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 2차 대회(2014년 11월 21일)에서도 이상화를 꺾고 금메달을 땄다. 그러나 역대 월드컵 500m에서 네 차례만 1위를 하고 이 종목 개인 최고기록도 37초29로 세계기록을 보유(36초36)한 이상화보다 늦다.
김관규 용인대학교 체육학과 교수(49)는 "고다이라는 500m는 물론 1500m와 3000m까지 중장거리를 병행한다. 체력적으로는 장점이 있지만 단거리 속도 경쟁에서는 이상화보다 못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상화는 물론 정상권 선수들이 첫 대회라 경기 감각을 찾지 못했다. 2차 대회부터 진검승부가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시즌 이상화와 접전을 한 장훙(28·중국)도 첫 대회는 입상권에 들지 못했다.
김 교수는 "(이상화의)초반 100m 구간 속도가 제 실력에 못 미친다"고 했다. 500m 두 차례 레이스에서 이상화는 100m를 각각 10초47과 10초49에 통과했다. 10초2~3대로 초반부터 승부를 건 이전 시즌에 비해 늦다. 지난 5월부터 캐나다에서 5개월 넘게 전지훈련을 하고 시즌 개막에 앞서 귀국한 영향도 있다.
이상화는 동계올림픽 500m 3연속 우승에 도전하면서 전략을 바꿨다. 출전하는 모든 대회에 전력을 쏟는 대신 월드컵 시리즈 주요 경기와 세계선수권 등 굵직한 경기에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그는 "꼭 일등이 아니어도 좋다. 메달권에만 들면 된다. 우승에 대한 강박관념 없이 조금씩 경기를 즐기고 싶다"고 했다.
김흥순 기자 spor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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