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송화정 기자]현대자동차가 미국에서 제 2공장을 짓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외국 수입산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고 미국 내 생산제품을 우대하는 정책을 펼치기로 하면서 그동안 수면 아래에 있던 2공장 건립방안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고 있다.
11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트럼프당선에 따른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미국 제 2공장안을 북미시장 대책 가운데 하나에 포함시켰다. 현대차는 2005년 미국 앨라배마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준공해 엘란트라(국내명 아반떼) 등 세단 중심의 차량을 생산해왔다. 미국 자동차시장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중심으로 바뀌고 현지 가동률도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미국 현지법인과 주요 지자체로부터 2공장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대차는 매번 검토 중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입장을 밝혀왔지만 트럼프 당선을 계기로는 상황이 달라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미국 2공장 설립은 계속 검토 중인 사안이며 부지도 계속 보고는 있다"면서도 "현재는 원론적인 검토 수준을 넘어 실행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단계로 진전됐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SUV인 싼타페의 수요가 늘어나자 기아차 조지아공장의 위탁생산이 한계에 부딪치자 지난 6월부터 앨라배마공장에서 5만대 규모로 싼타페를 생산하고 있지만 수요를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 입장에서도 2공장 건립은 ▲트럼프의 미국내 생산 우대정책 ▲해외 수입산에 대한 고율의 관세부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에 따른 한국에서의 대미국 수출 차질 예방 ▲미국내 SUV수요 대응 등의 다목적 카드가 된다.
한편,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3박4일간 현대차의 주력시장인 중국을 방문해 중국의 차세대 유력인사들과 연쇄회동을 가졌다. 정 부회장은 지난 7일 쑨정차이 충칭 서기, 8일 구이저우성 천민얼 서기, 9일 광둥성 후춘화 서기와 차례로 만난 뒤 전날 귀국했다. 중국 사업의 성패는 관시가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점을 감안하면 정 부회장이 중국의 차세대 유력 주자들과 관계를 돈독히 하는 것은 향후 현대차그룹 중국사업 발전에 밑거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송화정 기자 pancak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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