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황 악화로 옥수수·콩 가격 상승
관련펀드 3개월 새 3% 수익률 기록
[아시아경제 최동현 기자] 올 겨울 라니냐(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하락)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는 기상 전망에 농산물 펀드가 주목받고 있다. 이른 강추위에 따른 작황 악화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다.
1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사이 설정액 10억원 이상 농산물 펀드 수익률은 1.85%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전체 테마별 펀드 37개 중 성과가 가장 뛰어났다. 같은 기간 테마별 펀드 전체 평균 수익률은 -2.31%였다.
개별 펀드 중에선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성과가 가장 좋았다.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형](종류A)'와 '신한BNPP애그리컬쳐인덱스플러스증권자투자신탁 1[채권-파생형](종류C-e)'의 최근 3개월 수익률은 3.93%와 3.91%로 각각 1, 2위를 기록했다. 일반 투자자가 상대적으로 접근하기 쉬운 ETF의 경우 대두(콩)에 투자하는 '삼성KODEX콩선물(H)특별자산상장지수투자신탁[콩-파생형]'이 연초 이후 평균치의 6배에 달하는 12.82%의 수익률을 내기도 했다. 같은 기간 대두 가격이 13.5%(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오른 덕이다.
콩 이외의 다른 농산물 대부분도 올해 들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 시카고 상품거래소 기준 오렌지쥬스 선물가는 연초부터 지난 7일까지 64% 폭등했고, 원당(정제 전 설탕) 선물도 46% 급등했다. 이밖에 맥주의 원료로 쓰이는 귀리(4.97%), 커피(37.6%), 대두유(13.8%) 등 농산물 선물가가 대체로 오르면서 농산물 펀드의 수익률이 상승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은 올해 가을과 겨울 중 라니냐가 발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국제기후연구소는 지난 7월 올해 하반기 라니냐 발생 확률을 76%로 전망했다. 라니냐가 오면 보통 대두, 옥수수, 소맥 등의 생산지가 집중된 남미와 미국 지역이 가뭄 피해를 입게 돼 글로벌 곡물 가격이 상승한다. 실제로 최근 15년 동안 라니냐가 발생할 때마다 옥수수 가격이 연평균 95% 상승했다.
강유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곡물가격은 수년 동안 최저가에 머물렀지만 공급 제약과 견고한 수요에 의해 점진적인 가격 회복이 예상된다"며 "현재 남미 날씨가 양호하고 대두 파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지만 앞으로 라니냐 발생에 따른 공급위험으로 곡물가가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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