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BOT 대두 선물가격 9주째 가격 '2년래 최고치'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일본 기상청이 올해 여름 동태평양 해수면의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기상청은 이날 2014년 여름부터 계속된 엘니뇨가 올 봄에 종식된 것으로 보인다며 올 여름에는 라니냐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라니냐가 발생하면서 일본이 폭염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고 일본 기상청은 내다봤다. 가장 최근 라니냐는 2010년 여름과 이듬해 봄까지 지속됐고 당시 라니냐는 2010년 일본 폭염의 원인이 됐다.
라니냐는 무역풍이 강해지면서 서태평양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을 말하는 것으로 태평양 상공을 순회하는 무역풍이 약화하면서 동태평양 연안의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는 현상인 엘니뇨와 반대 개념이다.
페루 앞바다 수온이 낮아지면서 라니냐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 기상청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12월에는 페루 앞바다의 수온이 평년보다 3도 높았지만 지난달에는 고작 0.1도 높았다.
이에 따라 라니냐가 올해 세계 농산물 작황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9일 미국 시카고 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된 7월 인도분 대두 선물 가격은 부셸(약 27.2kg)당 11.783달러를 기록해 지난 2014년 6월 기록된 최고가 사상최고가 11.893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미국 최대 곡창지대인 중서부 지역에 올여름 라니냐로 인한 건조한 날씨가 예보되면서 대두 가격은 9주 연속 올랐다.
앞서 미국 해양대기청은 내년 초까지를 포함하는 이번 가을·겨울 라니냐 발생 확률이 75%라고 밝혔다. 호주 기상청도 라니냐 발생 확률이 50%라고 내다봤다.
미국 위스콘신 소재 자산운용사 '캐피털 이노베이션'의 마이클 언더힐 최고운용책임자는 "라니냐는 역사적으로 남미의 주요 농경 지역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기에 올겨울 생산에 역풍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설탕(사탕수수) 생산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신용평가사 피치의 자회사인 BMI리서치에서 상품 분야 최고 책임자를 맡은 오렐리아 브릿치는 "라니냐는 건조한 날씨를 불러옴으로써 2017∼2018년 브라질의 설탕 작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라니냐의 영향은 농업뿐 아니라 에너지 시장에도 변수다. 1998년부터 2000년 사이에 지속된 라니냐로 미국과 캐나다의 겨울 기온이 평년보다 떨어지자 천연가스 가격이 상승한 바 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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