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못미치는 실적·中관광객 감소·규제 강화·최순실 게이트 연루
[아시아경제 이주현 기자]국내 카지노 업체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에 이어 규제 강화, '최순실 게이트' 연루 등 향후 상황도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10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다이스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2.7% 증가한 175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4.6% 줄어든 109억원을 기록했다. GKL의 3분기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20% 증가한 1340억원, 영업이익은 20% 증가한 345억원이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와 중국 정부의 반부패정책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라는 평가다. 그간 국내 카지노 시장을 견인해온 중국인 큰손들의 방한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시장 자체가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중국 정부가 최근 저가 패키지 규제를 명목으로 관광객 수를 전년 대비 20% 줄이라고 하는 등 한국 여행 제한에 나선 상황이라 카지노업계의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파라다이스는 내년 4월 개장을 앞둔 인천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관련 비용이 지속적으로 지출돼 영업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로서 외국인전용 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고 있는 그랜드코리아레저(GKL)는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돼 당분간 외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실제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9일 오전 최씨 소유 더블루K와 에이전트 계약한 그랜드코리아레저(GKL)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최순실(최서원으로 개명)씨는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동원해 GKL이 장애인 선수단을 창단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자신의 개인 회사인 더블루케이가 선수단 관리 대행사로 지정되도록 해 이권을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최씨 측근으로 펜싱 선수 출신인 고영태씨가 전면에 나서 GKL에 '사장 교체' 등을 거론하며 압박을 가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규제도 강화될 예정이다. 국내 카지노시장을 전문적으로 관리ㆍ감독하는 '카지노감독위원회'를 설립하는 방안이 국회에서 추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 2일 '관광진행법'과 '시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법', '사법경찰관리법' 등 3개의 카지노 규제 패키지 법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카지노업 감독을 위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카지노감독위원회 설치 ▲카지노감독위원회가 사업자의 위법행위를 적발 시 허가취소ㆍ영업정지등 건의 권한 부여 ▲카지노업의 현장 지도ㆍ감독을 위해 카지노감독관에게 사법경찰관 권한 부여 ▲최초 허가 시 카지노사업자의 주주 및 임원의 자격심사 등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 우려가 커져 가뜩이나 노심초사하고 있는 카지노 업계가 '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되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향후 수년간은 파라다이스, GKL 등은 모두 역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jhjh1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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