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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 경쟁력 대책 "금융지원 뿐…2,3년 버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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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새 선박 건조자금 지원…배 매입 후 빌려주기
"2~3년 조정 거쳐 완만한 회복세" 낙관


해운 경쟁력 대책 "금융지원 뿐…2,3년 버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광화문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6차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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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정부가 31일 내놓은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은 한마디로 '2~3년만 버티자'로 축약된다. 해운 산업의 위기를 불러온 선박과잉 현상이 해소되기만을 기다리는 말 그대로 '대안'없는 대책인 셈이다.


정부는 이날 6조5000억원의 금융지원이 담긴 해운산업 경쟁력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선박 신조 지원프로그램(선박펀드)을 기존 12억달러(1조3000억원)에서 24억달러(2조6000억원)로 늘렸다. 또 1조원을 출자해 선사의 재무구조 개선을 돕는 '한국선박회사'를 내년 상반기에 신설키로 했다.

특정 해운사나 선사에 대한 직접적인 지원은 없지만 막대한 금융자금을 쏟아서 해운산업이 연명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선박펀드나 한국선박회사 모두 배를 새로 만들거나 재무구조를 개선할 뿐 중장기적으로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방안과는 거리가 멀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돈을 줄테니 배를 만들고, 빚 갚아서 조금만 버티자'는 무언(無言)의 지원인 셈이다.


우선 선박펀드 지원 대상에 그동안 경쟁력이 있다고 밝혀왔던 초대형·고효율 컨테이너선이 아닌 벌크·탱커도 지원키로 했다는 점이다. 벌크와 탱커선은 그동안 공급과잉 선박으로 취급받았으며, 공급이 늘어 수익이 떨어지는 출혈경쟁 선박이었다.


해운 경쟁력 대책 "금융지원 뿐…2,3년 버티자"


또 선사의 경영부담을 줄이기 위해 민간의 선박펀드 활성화를 추진하고 선사에게 자문업 허용 등 겸업제한을 완화했다.


기본적인 시장논리도 작동하지 않았다. 신용등급이 없거나 낮은 중소선사 등을 위한 신규보증보험 상품도 개발, 보증여력을 확보한다. 사실상 도산 상태인 기업을 시장도태가 아닌 연명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이다.


한국선박회사도 큰 틀에서 다르지 않다. 정책금융기관을 동원해 자금을 출자, 한국선박회사를 만들고 경쟁력이 취약한 원양선사 컨테이너선을 매입한 이후 이를 선사에 다시 빌려주고 배당을 받는 방식이다. 즉 빚에 허덕이는 집 주인의 집을 정부가 사서 이를 빌려줘, 다시 월세를 놓을 수 있게 해준다는 내용이다.


이처럼 빚을 못갚는 부실 기업이 자연스럽게 도퇴되고 이때 발생하는 실업, 재고용, 산업재편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정부의 역할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이다.


대신 이날 정부는 해운업황과 관련해 당분간 저시황 국면을 거쳐 완만한 회복이 예상된다는 '장미빛 전망'을 발표했다.


해수부측은 "저시황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2~3년 정도의 조정기간을 거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저가에 선박을 확보해 선대를 확충함으로써 향후 해운업황 회복국면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창호 인천대 교수는 "화주와 해운, 조선, 은행간 선순환 구조와 경기 순환에 상호 완충역할을 하는 지속가능한 해운·조선 산업 구조에 대한 중장기 정책방향을 정립해야 한다"며 "원양 정기선사는 무역업체와 항만물류업계를 위한 해상운송 인프라 차원에서 경쟁력 강화 방향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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