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문제원 기자]전 청와대 연설기록관인 조인근 한국증권금융 감사가 최순실씨의 대통령 연설문 개입 파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지 닷새 만에 "최순실씨와는 전혀 모르는 사이"라며 "연설문 사전 유출에 대해서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조인근 감사는 28일 서울 여의도 증권금융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같이 말하며 박 대통령 연설문 유출과 연루됐다는 세간의 의혹에 대해 선을 그었다.
사석에서 연설문을 작성해 올리면 이상해져서 돌아온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점도 부인했다. 조 감사는 "언론 보도를 보니 연설문이 이상해져서 돌아왔다는 발언을 했다고 나왔는데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초고와 완성본이 다르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의제기나 경로를 알아보지 않았냐는 질문에는 "자료를 취합해서 올리면 큰 수정이 없었다"면서 "대통령 연설문은 최종적으로 대통령이 결심하고 판단한다"고 했다.
외교·안보 문건이 교묘하게 바뀌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우리가 올리는 자료 대부분 그대로 갔고 수정은 제 기억으로는 아주 부분적인 표현이었다"며 "아주 이상하게 느낄 정도로 수하거나 첨삭한 적은 없다"고 했다.
조 감사는 지난 24일 외부에서 열린 증권금융 이사회 참석 이후 종적을 감췄다. 25일 '외부일정'을 연기로 출근하지 않았고 이후 이날까지 휴가를 내고 외부와 연락을 끊었다. 전날까지 서울 구로구 개봉동 자택에도 귀가하지 않았다.
잠적한 지 닷새 만에 모습을 드러낸 데 대해 청와대와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그는 "청와대와 교감은 전혀 없었고 최순실씨 때문에 나라가 혼란스러운 와중에 저까지 나서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게 도움이 되겠냐는 판단에 언론 접촉을 피했다"면서 "이 때문에 불필요한 의혹들이 증폭되고 회사나 가정에 더이성 이런식으로 피해를 주면 안되겠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10년 전부터 박근혜 대통령을 보좌했던 조 감사는 박근혜 정권 출범 후에도 올해 7월까지 박 대통령의 연설문 등 메시지 초안을 작성해 ‘대통령의 펜’으로 불린 인물이다. 그런 그가 돌연 사임한 이유에 대해 일각에서는 연설문 유출과 관련한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있었다.
이에 대해 조 감사는 "청와대 연설기록비서관으로 3년6개월, 대선 포함 4년을 근무했는데 육체적 정신적으로 힘들었다"며 "건강이 안 좋아졌고 이런 이유로 사의를 표명했지 문건 유출 등 청와대와 갈등 때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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