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실적과 주가 희비(喜悲)가 엇갈리고 있다. 유가 하락과 원화 강세라는 이중호재를 만나 실적은 상승기류를 제대로 탔지만 주가는 난기류를 만나 저공비행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올 3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이 4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고 25일 발표했다. 이는 업황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0년 3분기(4165억원) 이후 최대 흑자다.
당기순이익도 42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자회사 한진해운 관련 추가로 인식해야 할 손상차손액 3900억원을 3분기에 모두 반영하고도 큰폭의 순이익을 올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3분기 원화 강세에 따라 외화환산이익 약 6300억원이 추가되며 순이익이 급증하는 효과를 봤다"면서 "이로 인해 한진해운 관련 비용도 상쇄시켰다"고 말했다.
대한항공의 '잠정'실적 발표는 이례적이다. 그간 분기보고서 마감일 즈음에 '확정'실적만 발표해왔다. 통상 장 마감 후 오후 3~4시경이었던 실적발표 시간도 오전으로 앞당겼다.
주가를 띄우기 위한 분위기 조성에는 성공했지만 주가는 되레 약세를 보였다. 전날 강보합 출발한 주가는 실적발표를 전후해 약세로 전환하더니 결국 3만1700원으로 하락 마감했다.
이날 오전 9시30분 기준 대한항공 주가는 3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고점(5만4600원) 대비 42% 하락한 수준이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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