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가 제48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을 통해 미국 전략무기의 한반도 상시 순환배치 방안을 논의했지만 공동성명에는 '전략무기 상시 순환배치'라는 문구를 넣지 않았다.
한미는 SCM 공동성명 4항을 통해 "양 장관은 2+2 '한미 외교ㆍ국방 확장억제 전략협의체(EDSCG)'의 틀 속에서, 북한이 동맹의 결의에 대한 의구심을 갖지 못하도록 확장억제 능력을 더욱 더 강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조치 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합의했다"고만 명기했다.
일단 한민구 국방부장관은 확장억제 실행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옵션 중의 하나로 미국 전략무기 상시 순환배치를 검토하고 있는데, 이 옵션만 부각되면 마치 한 가지 옵션밖에 없다고 북한에 잘못된 인식을 줄 수 있다는 것이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이 조항의 '추가적인 조치 방안'이란 표현이 전략무기 상시 순환배치를 포함한 여러 가지 조치를 의미한다는 입장이지만 공동성명에 직접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것을 놓고 여러가지 해석이 나온다.
첫 번째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를 한국에 배치하려는 것에 대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하는 상황에서 전략무기 상시 순환배치 카드는'혹'을 하나 더 붙이는 격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란 분석이다. SCM 공동성명 4항에서 "추가적인 조치 방안들을 검토하기로 했다"라고 애매한 표현을 사용한 것도 결과적으로 중국 등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미국 측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2010년 천안함 침몰 뒤 미군의 핵추진항모가 서해에 진입하려 하자 강력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두 번째는 한국 내 핵무장론이나 전술핵 도입론, 핵추진잠수함 개발론 등의 여론 압력을 약화시키는 정치적 효과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상시 순환 배치될 전략무기는 미국 전략사령부가 통제하는 부대와 통제 전력이 모두 포함된다. B-2 스텔스 폭격기, B-52 전략폭격기, B-1B 초음속 폭격기나 핵추진잠수함, 핵 항공모함 등 이들 자산은 대부분 핵무기를 탑재하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위기가 고조될 때마다 단골손님 격으로 한반도에 출격해 무력시위를 벌여온 전략무기다.
양낙규 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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