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략무기 한반도 상시배치되나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미 국무부에서 한미 외교ㆍ국방장관(2+2) 회의를 마치고 공동기자회견에서 통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제공을 위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설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양낙규 기자]한미가 외교ㆍ국방 고위급 협의체를 출범시키고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국에 상시 배치하는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외교ㆍ국방 고위급 협의체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응해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을 강화하기 위한 기구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와 같은 성격을 지닌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한미 양국 외교ㆍ국방차관이 참석하는 고위급 대화 채널로, 미국이 한국에 확장억제를 제공하는 문제에 관한 거시적 전략과 정책을 논의하게 된다. 확장억제는 미국이 동맹국에 대해 자국 본토와 같은 수준의 핵 억제력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핵 도발에 나설 경우 한미동맹의 압도적인 응징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함으로써 북한이 무모한 도발에 나서지 못하도록 하는 게 핵심이다. 확장억제전략협의체는 지금까지 한미 양국이 확장억제 관련 문제를 논의했던 통합국방협의체(KIDD) 산하기구인 억제전략위원회보다 급을 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미 양국 외교ㆍ국방장관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개발을 한미를 포함한 지역 국가들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규정하고 "그 어떤 핵무기 사용의 경우에도 효과적이고 압도적인 대응(effective and overwhelming response)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이례적으로 강한 어조로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이 표현은 공동성명에도 명시했다. 2+2회의 공동성명에 이런 강한 표현이 들어간 것은 처음이다.

이어 20일(한국시간)에는 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참석하는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의(SCM)에서 미국의 전략무기를 한국에 상시 배치하는 문제가 논의된다. 미국은 올해 들어 북한의 2차례 핵실험에 대응해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 B-1B, 스텔스 전투기 F-22, 핵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등 주요 전략무기를 잇달아 한반도에 전개했지만, 일시적인 무력시위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확장억제전력의 상시배치 시점은 12월이전일 가능성이 크다. 오는 12월 17일 김정일의 사망 5주기 또는 같은 달 30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취임 5주년을 전후해 6차 핵실험 또는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전략적인 도발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은 기념일에 맞춰 전략적 도발을 감행, 국제사회에 자신들의 핵ㆍ미사일 능력을 과시하고 '대북제재 무용론'을 확산시키려 할 수 있다.

존 케리 미 국무부 장관은 공동기자회견에서 "다음달 대선으로 선출되는 차기 미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며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지속하면 북한은 더욱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또 케리 장관은 북한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에 대해 "가능한 한 빨리 배치할 것"이라며 사드 배치작업에 속도를 낼 것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