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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의 없네? 낄끼빠빠?…멀쩡한 우리말 고생시키는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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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파괴, 어떻게 생각하세요]신조어·축약어에 틀린 말까지 기승… 지나친 사용자는 경박해보여

어의 없네? 낄끼빠빠?…멀쩡한 우리말 고생시키는 분 그림=오성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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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부애리 기자] 중견기업에 근무하는 A부장(55)은 최근 여직원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고 무슨 말인지 아리송했다. "고터에서 만나서 쇼핑하다가 백화점 엘베에서…" 한 문장에 생전 처음 들어보는 단어가 2개나 존재했기 때문이다. 알고보니 이 말은 고속터미널역에서 만나서 쇼핑하던 중 백화점 엘리베이터에서 있었던 일을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사회의 언어파괴 현상은 점차 심각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전국 만 19~59세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언어에 대한 태도'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82.7%가 요즘 신조어,줄임말,통신어 등의 사용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하였으며, 이들 언어가 엄연한 한국어 훼손이라는 의견도 63.2%나 됐다.


10명 중 6명(60.8%)은 신조어, 줄임말, 통신어가 의사소통을 어렵게 한다고 답했고, 요즘 사람들이 이런 변형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 안 좋아 보인다는 의견(45%)이 동의하지 않는 의견(39.5%)보다 우세했다.

하지만 이런 변형된 말과 글자의 사용이 피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라는 데는 대부분 공감했다. 전체 77.2%가 신조어,줄임말,통신어 등이 시대를 반영한 것이라고 봤으며 20대(80.4%)의 이런 생각이 가장 뚜렷했다.


◆"신조어 많이 쓰면 가벼워보인다"=주목할만한 것은 지나치게 신조어와 줄임말을 사용하면 상대방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는 점이다.


제조업계에 근무하는 직장인 김모(29·여)씨는 최근 소개팅을 했다가 확 깨는 남성을 만났다. 처음 만났을 때는 조용한 성격에 매너도 좋아 호감이 갔지만 문제는 카카오톡 메신저였다. 김씨는 "'이거레알임(이거 정말임)','낄끼빠빠(낄때 끼고 빠질 때 빠진다)해야죠' 'ㅇㅈ(인정)?' 등의 문자가 오는데 인터넷커뮤니티만 빠져사는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그것말고도 '예기좀 하다가' '정말 어의가 없네요' '어떡게해요' 등의 틀린 맞춤법을 보는 순간 사람에 대한 이미지가 확 달라졌다"고 말했다 .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각에는 다소 가벼보인다(46.9%, 중복응답)는 부정적인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런 경향은 여성(50.8%)과 30대(52.4%)에서 뚜렷했으며, 신세대 같다는 느낌은 50대(52.4%)가 많이 가지고 있었다. 그밖에 신조어나 줄임말, 통신어를 사용하면 인터넷이나 게임 등을 많이 할 것 같고(21.5%), 어려 보이며(19%), 지나치게 유행에 민감하고(17.3%), 철이 없을 것 같다(15.6%)는 평가가 뒤를 이었다.


어의 없네? 낄끼빠빠?…멀쩡한 우리말 고생시키는 분 사진=하태권 배드민턴 감독이 한 방송에 출연해 인터넷 신조어 ㅇㄱㄹㅇ(이거레알, '이거진짜임'의 뜻)을 '아그래요?'로 해석해 웃음을 유발했다. KBS'1박2일'방송화면 캡처



◆"통신어 넘나 어려운 것"=대학생 윤모(27)씨는 최근 카카오톡으로 친구에게 대인관계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가 "너 정말 멘탈(정신상태)이 쿠크다"라는 말을 듣고 한참을 생각했다. 윤씨는 "멘탈까지는 요즘 많이 쓰는 말이니까 알았는데, 쿠크라는 말이 도데체 무슨 뜻인지 한참 생각했다"며 "알고보니 과자 쿠크다스처럼 부서지기 쉽고 약하다는 의미였다. 평소 인터넷커뮤니티같은걸 안해서 신조어같은걸 잘 모른다. 요즘 하도 말이 새로 생기다보니까 시대에 뒤떨어진단 소리들을까봐 한국말로 대화하는 데도 인터넷을 검색해보는 일까지 생긴다"며 웃었다.


실제로 신조어와 줄임말,통신어 등이 워낙 빠르게 생겨나다보니 언어의 변화 속도를 채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 대비 신조어,줄임말,통신어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예전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응답(37.2%)이 가장 많은 가운데 아직도 어렵고 생소한 단어가 많다는 사람(35.5%)이 과거에 비해 아는 단어가 많아졌다는 사람(25.2%)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새롭게 등장한 표현들이 아직도 어렵고 생소하다는 의견은 아무래도 높은 연령대(20대 21.2%, 30대 34%, 40대 41.6%, 50대 45.2%)에서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신조어를 알게 되는 경로는 온라인 커뮤니티(54.3%, 중복응답)와 SNS(48.6%), 친구·동료(48%), TV프로그램(45.6%), 모바일메신저(42.5%), 가족(30.2%) 순이었다.


어의 없네? 낄끼빠빠?…멀쩡한 우리말 고생시키는 분 훈민정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어파괴 도가 지나쳐=최근 부쩍 사용이 많아진 신조어와 줄임말, 통신어에 대한 우려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전체 82.7%가 요즘 신조어, 줄임말, 통신어 등의 사용이 너무 지나치다고 생각했으며 이들 언어가 엄연한 한글 훼손이라는 의견도 63.2%에 달했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드러났다. 92.7%가 되도록이면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으로, 특히 40대(96.4%)의 동의율이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


하지만 스스로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전체 63.3%로, 한글을 정확하게 사용해야 한다는 인식에는 다소 부합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상대적으로 남성(59.2%)보다는 여성(67.4%)이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알고 있는 경우가 좀 더 많았으며, 연령(20대 56.8%, 30대 61.6%, 40대 61.6%, 50대 73.2%)과 학력수준(고졸 55.7%, 대졸(재) 63.5%, 대학원졸(재) 77.2%)이 높을수록 한글 맞춤법을 보다 잘 아는 특징이 뚜렷했다.


절반 이상의 응답자(56%)는 한글 맞춤법을 제대로 지키기가 어렵다는 생각도 내비쳤다. 또한 전체 77.8%가 요즘 젊은 학생들이 맞춤법 등을 잘 모르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응답했고, 학생들이 아예 한글을 잘 모르는 것 같다는 의견도 66.6%에 이르렀다. 이렇게 한글의 정확한 사용이 잘 이뤄지지 않는 현실을 반영하듯 10명 중 9명(90.6%)은 앞으로 올바른 한글 사용을 위한 교육이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답했다.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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