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킹(The King)' 아널드 파머를 기억하며(Remembering Arnold Palmer).
골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힌 파머가 영면했지만 그의 골프사랑과 업적, 그리고 명언은 사후에 더 회자되고 있다. 1929년생으로 1954년 프로에 데뷔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통산 62승을 쌓은 레전드다. 메이저에서는 마스터스 4회를 비롯해 US오픈 1회, 디오픈 2회 등 총 7차례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은퇴 후에는 300여개의 골프코스를 설계했고, 무지개 디자인으로 유명한 골프용품과 의류 브랜드까지 론칭했다. 파머는 특히 아버지로부터 "위대한 골퍼라는 소리를 들으려면 존경받는 골퍼가 돼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부를 사회에 환원할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듣고 실천했다.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존중했고, 사업으로 번 돈으로 어린이와 여성들을 위한 병원을 짓는 등 활발한 자선사업을 펼쳤다.
촌철살인의 명언도 많이 남겼다. 골프의 어려움을 "골프는 아주 단순하지만 끝없는 미로(Golf is deceptively simple and endlessly complicated)"라고 표현했고, 다른 운동과 마찬가지로 "집중력은 자신감과 열망의 조합으로부터 나온다(Concentration forms from combination of a confidence and hunger)"고 했다. "아무리 골프영웅이라고 해도 저절로 잘 될 것이라는 확신은 금물"이라는 겸손의 철학을 곁들였다.
"골프에서 과거나 미래나 킹은 존재하지 않는다. 골프는 최고로 민주적인 스포츠이기 때문(A king exists in golf neither in the past nor in the future. Because golf is the most democratic sport)"이라고 강조했다. 대회 중 기권하는 선수들을 향해서는 "승산이 없어도 나는 항상 최선을 다한다(I always do my best. I even when the chances of success are small)"고 일침을 가했다.
골프공이 클럽을 떠난 후에는 "결과는 오직 신에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I'll soon have no choice but to pray to a god for a struck back result)"는 말이 가슴에 남는다. "골프는 불과 1인치의 게임이다"라는 말 역시 재미있다. 파머는 비록 우리 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주옥같은 명언들은 골퍼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아 큰 정신적인 지침이 될 것이다.
글=김맹녕 골프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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