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미란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음담패설이 담긴 녹음파일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의해 폭로되면서 미국 대선 판도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WP는 이날 트럼프와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의 빌리 부시가 과거 버스 안에서 나눈 외설적 대화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입수해 공개했다.
이 녹음파일은 트럼프가 2005년 1월 지금의 부인인 멜라니아와 결혼한 몇 개월 후인 그해 10월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 녹음파일에서 트럼프는 현재 NBC 방송의 투데이쇼 프로그램 진행을 맡고 있는 빌리 부시에게 유부녀를 유혹하려 한 경험담을 성적 표현을 동원해 설명한다.
트럼프는 "그녀한테 접근했는데 실패했다", "시도했다. XX하려고, 그녀는 유부녀였다"고 말한다.
이어 "그녀에게 엄청나게 세게 대시했는데 거기까지는 가지 못했다. 그녀는 결혼한 여자였다"고 언급한다.
트럼프가 지목한 유부녀는 당시 미 연예매체 '액세스 할리우드' 진행자였던 낸시 오델(50)로, 그녀는 현재 '엔터테인먼트 투나잇' 앵커를 맡고 있다.
더욱이 트럼프는 오델을 유혹하려다가 실패한 후 그녀의 방송 일까지 방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미 의회전문지 더 힐(The Hill)은 8일 트럼프가 오델로부터 퇴짜를 맞은 뒤 그녀가 미스 USA대회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연예매채 TMZ의 과거 보도를 소개했다.
WP가 공개한 녹음 파일 말미에서 트럼프는 여성에 대한 왜곡된 시각을 거침 없이 표현했다. 그는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바로 키스를 하게 된다. 마치 자석과 같다. 그냥 키스한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자랑한다.
이어 "스타에게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고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는 저속한 표현을 이어갔다.
음성 파일이 공개된 후 트럼프는 좀처럼 사과를 하지 않는 평소와는 달리 대선판에 미칠 파장을 의식한 듯 "개인적 농담이었다"며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트럼프는 "이것은 탈의실에서 주고받을 수 있는 사적인 농담이고 오래전에 있었던 대화다. 누군가 상처받았다면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당 대선 후보 힐러리 클린턴을 의식해 "(힐러리의 남편인) 빌 클린턴은 골프장에서 내게 훨씬 심한 말도 했고, 나는 거기에 미치지도 못한다"고도 언급했다.
다만 트럼프는 사과와 유감 표명에도 사퇴만은 하지 않겠다는 뜻을 명확히 했다. 그는 공화당내에서 제기되는 사퇴압박과 관련해 "절대로 그만두지 않겠다"며 "사퇴 가능성은 '0'"이라고 WP에 밝혔다.
노미란 기자 asiar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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