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에 국민 6명 중 1명 고혈압환자…제약사들 복합제 신제품 잇단 출시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조400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국내 고혈압 치료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이 두 가지 이상의 성분을 결합한 복합제 신제품이 잇따라 출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복합제는 오리지널 신약과 성분ㆍ약효가 유사하지만, 그 약이 효과를 잘 내도록 하는 데 필요한 물성을 변경하거나, 제형 등을 바꾼 대표적 개량신약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항고혈압 복합제 개량신약 '칸타벨'을 지난 1일 선보였다. 칸타벨은 안지오텐신 수용차단제인 ARB 계열의 칸데사르탄과 칼슘 길항제 CCB 계열의 암로디핀을 결합한 개량신약으로 지난 7월 국내 허가를 얻었다. 이어 지난달 말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계고혈압학회에서 임상 3상 결과를 처음으로 공개하고 출시 준비를 마쳤다.
임상 결과, 칸데사르탄 하나로 혈압이 조절되지 않은 환자에게 칸데사르탄과 암로디핀 복합제를 투여할 경우 혈압을 내리는 효과가 단일제 대비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달에는 CJ헬스케어가 같은 성분의 복합제 마하칸을, 신풍제약이 칸데암로를 각각 출시했다. CJ헬스케어와 신풍제약은 제품을 공동 개발하고, 생산은 신풍제약이 맡아 하지만 시장에서는 경쟁한다.
CJ헬스케어는 지난 8월 서울 필동로 CJ인재원에서 강석희ㆍ곽달원 CJ헬스케어 공동대표 및 임직원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마하칸 발대식'을 개최하며 성공 의지를 다지기도 했다. 신풍제약도 발매 전 칸데암로정의 프리마케팅 행사를 열고, 적극적인 영업을 통해 100억원대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고혈압 신약 '카나브'를 내놓은 보령제약 역시 지난 8월 카나브와 암로디핀 복합제 '듀카브'를 출시했다. 또 11월에는 카나브에 고지혈증약을 합친 세번째 복합제 '투베로'를 선보일 계획이다. 이미 보령제약은 지난달 멕시코 의약전문 기업 스텐달(Stendhal)사와 2723만 달러(약 300억원) 규모의 카나브 복합제 '듀카브'와 '투베로' 등 2종을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대웅제약은 일본 제약사인 다이이찌산쿄가 개발한 암로디핀 복합제 '세비카'와 '세비카HCT'를 국내에 선보이고 있다. 이 중 세비카HCT는 국내 유일한 3가지 항고혈압 성분 복합제다. 암로디핀, 올메사르탄, 히드로클로로티아지드 3가지 성분이 한 알에 담겼다. 회사 측은 올해 세비카HCT로만 3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8월 독점기간이 만료된 베링거인겔하임 '트윈스타'의 복제약(제네릭) '투탑스정'의 품목허가를 받고 고혈압복합제 제네릭 시장에서 첫 스타트를 끊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6명 중 1명은 고혈압ㆍ당뇨병 환자로 나타났다. 2014년 하반기부터 지난해 상반기까지 환자 수는 약 800만명이며 지속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고혈압치료제 시장은 유비스트 기준으로 지난해 총 1조4000억 규모로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가 증가하고 있고 또한 고혈압치료제는 한 번 복용하면 지속적인 수요가 발생한다"면서 "특히 고혈압 환자의 경우 한 가지 약으로는 적절한 혈압 조절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아 복합제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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