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한국마사회가 말(馬) 산업과 전혀 관련이 없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동물검역 관련 고위공무원을 말 산업 육성을 전담하는 상임이사로 임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5일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한국마사회가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 출신 인사를 지난 10월1일부로 상임이사로 임명하고 말산업육성본부장으로 보임했다고 밝혔다.
마사회 말산업육성본부는 2009년 신설된 말산업 전담조직이다.
하지만 이번에 임명된 김모 이사는 국립대 수의학과를 나온 수의사로 동물방역 분야의 전문성은 있지만 말산업과 전혀 무관하다는 지적이다.
김 이사는 농림축산검역본부 동물질병관리부장 재직 중에 마사회 상임이사 공모에 지원한 것은 물론 공무출장을 빙자해 면접에 참여하고도 최종 임명된 것으로 드러났다고 김 의원은 밝혔다.
한국마사회의 상임이사 공모는 지난 7월29일부터 시작됐다. 김 이사는 공모 절차 당시는 물론 최근까지 고위공무원으로 재직하다가 이사 임명이 내부적으로 확정된 지난달 19일에 명예퇴직했다.
특히 8월26일에 진행된 상임이사 후보 면접에서 김 이사는 연가도 쓰지 않고 '업무 협의'를 목적으로 과천으로 출장을 간 것으로 드러났다.
마사회 임원자리를 차지하기 위해서 근무일에 공무 출장을 빙자해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있는 경북 김천에서 마사회가 있는 과천까지 면접을 보러 온 것이다.
김철민 의원은 "국내 말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망각하고 전혀 관련 없는 인물에게 중책을 맡긴 부적격 낙하산 인사의 전형"이라며 "마사회를 관리감독하는 농식품부 고위공무원직을 유지하며 마사회 임원 공모에 지원하고 공무출장을 빙자해 면접까지 보고 최종 임명된 것은 공직사회 전체의 기강을 흔들 무책임하고 부도덕한 행위"라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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