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3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왔다. 실적 시즌의 포인트는 기업 실적이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지 여부다. 이번 3분기에는 기업 실적이 기대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기대 이상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시장의 눈높이는 높아졌지만, 3분기 들어 실적에 부정적인 요인들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미약품 신약 계약취소 등으로 그나마 남아있던 개별종목 반등의 기운마저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됐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국내 증시의 우상향 흐름이 지속되고 있지만, 대외 여건을 압도할만한 내부 모멘텀이 강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수의 상승 탄력은 제한적인 모습이다. 여전히 글로벌 증시와 제한적인 동조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도이치방크 위기에 대해서는 유로존의 대응 능력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유로존 은행권의 불안과 달리 실물 경기는 완만하지만 개선세가 뚜렷하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시스템 위기(Systematic risk)로 확산되지 않는다면, 오히려 브렉시트 이슈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안정성 우위에 있는 이머징마켓 혹은 개별국가(=한국 등)의 투자매력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6일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 공개와 함께 3분기 실적에 대한 관심이 점차커질 시점이다.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어닝 시즌에 진입하게 되는 만큼, 종목별 이익 전망치 변화에 주목해야 할 것이다. 섹터 애널리스트의 종목별 이익 전망치 변화에 따라 종목별 주가 변동성 확대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세부적인 대응 전략은 기존 주도섹터인 ‘IT섹터의 강세 지속과 정유 섹터를 비롯한 기타 섹터의 순환매 기대’를 바탕으로 한 시장 대응이 유효할 것이다.
유가 상승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소재(정유), 산업재(건설, 조선)섹터도 반격의 흐름을 보이고 있다. 또한, 실적 대비 저평가된 화학, 은행 주도의 금융 섹터도 순환매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조승빈 대신증권 연구원=견조하게 상승하던 3분기 실적 전망치가 9월 들어 흔들리기 시작했다. 실적 하향조정의 시작은 삼성전자였다. 8조3000억원까지 높아지던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갤럭시노트7 리콜 결정으로 관련 손실이 실적 전망치에 반영되면서 빠르게 하향조정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7조4500억원으로 낮아졌다. 삼성전자를 제외한 기업들도 최근 2주 연속 하락세를 나타내며 실적 하향조정이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최근 1개월간 업종별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 변화를 살펴보면 상향조정된 업종은 조선, 운송, 은행, 유틸리티, 화학, 철강 정도에 불과하고, 26
개 업종중 19개 업종의 실적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됐다.
상향조정된 실적추정치수와 하향조정된 실적추정치수로 실적 전망의 방향성을 가늠해보는 이익수정비율은 8월에는 +20%를 기록했지만, 9월 들어 -6.6%까지 급락했고, 현재 -0.2%를 기록하고 있다. 전고점 수준까지 상승했던 코스피와 비교하면 회복세가미미한 수준이다. 실적시즌을 앞두고 실적에 대한 자신감이 줄어들고 있다.
2015년 이후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데 도움을 준 것은 원화 약세에 따른 환율효과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인한 매출총이익률 개선이었다. 이번 3분기에는 원화가 강세로 전환됐고 원재료 가격의 하락폭은 축소됐다. 두 지표가 주던 긍정적 효과가 줄어
들면서 3분기 기업 실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저평가+실적개선 종목군의 우세가 연말까지 예상되는 가운데 그들간의 하반기 실적에 대한 업데이트가 필요한 상황이다.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 철강, 은행, 조선, 기계, 자동차, 유틸리티, 건설, 화학, 보험, 정유, 가전 업종이 상대적으로 저평가 종목들이 많이 포진돼 있다.
그 중에서 하나금융지주(이하 괄호값은모두 PBR값 0.37)는 3·4분기의 전년동기대비 성장률이 각각 +25%, 흑전으로 모멘텀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KB금융(0.51)도 3분기, 4분기 각각 +16%, +27%로 양호한 성장을 보이고 추정치 역시 상향되고 있다.
현대제철(0.43) 역시 2분기에 0%에서 3분기와 4분기 각각 +17%, +22%로 이익 턴어라운드를 보이고 최근 리포트를 통해서 실적도 소폭 상향되고 있음이 관찰된다.
포스코(0.44)도 3분기, 4분기 각각 +32%, +144%으로 성장폭이 늘어나고 추정치도 지속적으로 상향되고 있다. 두산엔진(0.51)은 2분기부터 4분기까지 흑전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해 최근 낙폭이 컸던 점이 긍정적이다. 한화케미칼(0.85)은 3분기, 4분기 각각 75%, 97%의 성장을 보이고 최근 3분기 전망치도 상향되며 실적 전망의 가시성을 높이고 있다. 대림산업(0.74) 역시 3분기와 4분기 각각 69%, 61% 성장하고 최근 추정치도 상향되고 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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