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28일(현지시간) 원유 생산량 감축에 합의했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OPEC 회원국들은 이날 알제리의 수도 알제에서 열린 비공식 회담에서 유가 회복을 위한 생산량 감축 방침에 합의했다. 이에 미국 증시는 에너지주 중심으로 오르면서 상승마감했다. 신흥국들의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했다.
◆최진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28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유가는 5.32% 급등한 배럴당 47.05달러 기록했다. 미국증시는 에너지주를 중심으로 다우지수가 0.61% 상승했고, S&P500지수는 0.53% 상승했다. 유럽에서도 도이치방크의 구제금융설에도 불구 증시가 반등했다. 신흥국 증시에도 유가 상승이 호재였다. 인도 센섹스 지수는 대형주를 중심으로 0.24% 상승했고, 러시아 RTS지수는 큰 폭의 유가 반등에도 Sberbank(금융), ALROSA(다이아채굴) 등이 약세를 보인 영향으로 0.22% 상승에 그쳤다. 브라질 보베스파 지수는 헤알 강세에 힘입어 1.67% 상승했다.
◆안재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예상과 달리 산유국들이 생산량 감축에 합의하면서 국제 유가 반등 기대감이 확산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향후 점진적 금리 인상 속도 예고로 9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후 약달러 흐름이 전개되고 있어 유가 반등폭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3개월 만에 하락했지만 유가 반등에 따른 미 채권금리 상승 영향으로 시장은 약보합 흐름을 예상한다.
◆유정하 동부증권 연구원=향후 해결해야 할 문제 두 가지가 있다. 첫째, 8월 현재 전세계 석유 공급과잉 규모는 하루당 약 100만배럴로 추정되며, 25만~75만배럴 수준의 감축으로는 공급과잉을 해소하기 어렵다. 확실하게 유가를 밀어올리기 위해서는 최소한 100만배럴 이상의 감축이 필요하다.둘째, 나이지리아ㆍ리비아ㆍ베네수엘라 등의 비자발적 감산이 이뤄지고 있는 국가들의 생산량 회복이 나타날 경우 어떻게 대처할 것인지 불확실하다. 그렇다면 이번 생산량 감축 규모는 공급과잉을 해결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이번 감산 합의로 국제유가는 단기적인 상방 압력을 받겠지만, 가파른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다.
◆황병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시장 예상과 달리 OPEC은 실용적인 노선을 선택했다. 거의 2년 만에 수급조정자 역할에 복귀한 동시에 최소한 11월 총회까지 유가의 배럴당 60달러 책정을 시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다만, 개별 산유국의 실행력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투자자들의 경계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 또한 11월 총회까지 세부안 도출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난항도 향후 유가 변동성을 가져올 수 있는 요인이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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