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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人]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어떻게 태어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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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유통 업체, 캐릭터 전쟁

[포커스人]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어떻게 태어났냐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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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유통업계가 캐릭터에 빠졌다. 서울 잠실 석촌호수에 커다란 달을 띄우고, 명동에는 대형 판다가 활보한다. 단순히 상품만 판매하는 것는 아니라 '경험을 파는' 이 마켓팅 전략은 갈수록 성장세가 둔화된 유통업체의 집객을 위한 '몸부림'이다. 잠실 '슈퍼문'과 명동 '쿵푸팬더'는 어떻게 태어났을까?

◆롯데 슈퍼문 기획 주인공= 콘서트장과 미술관에서 회의하고, 예술가들과 함께 다음 '작품'을 고민하는 직원이 있다. 미술관 큐레이터가 아닌 백화점 직원의 이야기다. 박준형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 책임(과장)은 자신의 업무가 '상품이 아닌 문화를 파는 일'이라고 정리했다.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대형 콘서트, 예술가와 협업 등을 기획하는 게 박 책임의 주된 업무다. 석촌호수의 슈퍼문이 그의 아이디어다. 추석을 앞두고 기획하면서 한가위 보름달에서 연상되는 달에서 박 책임은 "석촌호수에 슈퍼문을 띄우고, 대형 전시관을 빌려 자동차를 전시판매하는 일을 백화점에서 왜 기획할까 생소하실 것"이라며 "문화사업에 투자하는 이유는 백화점에는 항상 새로운 즐거움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커스人]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어떻게 태어났냐고요? 박준형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 책임


박 책임은 최근에는 아티젠에 주목한다. 아티젠은 예술가 행색을 뜻하는 'Arty'와 세대(Generation)의 합성어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접목시킨 상품을 선호하는 소비계층을 지칭한다.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 좋은 상품을 선보이는 것은 어느 백화점이나 마찬가지다. 중요한 것은 백화점에서 즐거운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가는 차별화다. 백화점들이 문화에 투자하는 이유다. 박 책임은 "쇼핑과 함께 예술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안겨 드리는 것이 문화마케팅의 주된 목적"이라고 힘줘 말했다.

실제 롯데백화점의 고객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문화센터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그렇지 않은 고객들보다 평균적으로 3배나 많이 지출했고, 8배 높은 방문율을 보였다. 문화마케팅은 고객의 충성도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남들과 '다른 것'을 팔아야 하는 만큼 애로사항도 많다. 그는 이달 말까지 진행 중인 자동차 박람회 '오토피에스타'를 준비할 당시 기존의 모터쇼와 차별화되는 점을 설명하기 위해 전시장 담당자를 스무 차례나 찾아갔다. 스누피 65주년을 맞아 기획했던 국내외 예술가들과의 컬래버레이션은 65명과 협업하면서 마음고생도 심했다.


그는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일을 진행할 때는 막막하기도 하고 무척 힘이 드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번에 기획한 슈퍼문 프로젝트가 러버덕의 인기를 넘어 600만 방문객을 바라보고 있는 것을 보면 뿌듯하기도 하고, 문화콘텐츠가 가진 힘이 대단하구나 실감한다"고 밝혔다.


박 책임은 앞으로도 더 크고 재미있는 문화이벤트를 찾고 있다. 그는 "문화의 확장성은 엄청나 무한한 상상력을 발휘해 볼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이번엔 호수에 달을 띄웠지만, 다음엔 달로 날아갈지도 모르겠다"고 전했다.


◆신세계 판다의 아버지= 잠실에 판다문이 있다면 명동엔 쿵푸팬더가 있다. 유형호 신세계 백화점 글로벌마케팅팀 과장이 '판다'를 내세워 대적했다. 신세계는 명동본점 1층에는 3m 크기의 7마리 쿵푸팬더 모형을 에스컬레이터와 기둥에 매달았고, 옥상에도 쿵푸팬더 애드벌룬을 띄웠다. 신세계는 이달 말까지 쿵푸팬더 마케팅을 부산점에서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유 과장은 "가격 할인은 다른 백화점에서 기존에도 많이 하는 행사"라며 "신세계는 후발주자인 만큼 동일한 제품과 서비스로는 차별화가 힘들어 이색 마케팅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포커스人]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어떻게 태어났냐고요? 유형호 신세계백화점 글로벌마케팅팀 과장


유 과장이 처음 판다를 기획한 것은 2014년 5월 노동절을 앞두고서다. 중국을 대표하는 동물인 판다는 중국인 관광객(요우커)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다. 당시 신세계백화점은 중국인 고객이 밀집하는 명동 일대에서 판다 퍼레이드를 펼쳤다. 어깨띠를 두른 30명의 판다 코스튬 플레이어들이 명동 일대를 누비며 신세계백화점의 쇼핑정보 유인물을 나눠주며 요우커의 백화점 내점을 유도했다. 이런 판다 퍼레이드는 2012년 영국에서 진행돼 중국인들에게 호평을 받은 이벤트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런던에선 다수의 요우커들이 판다 퍼레이드를 따라 마치 '피리부는 소년의 뒤를 따라가듯' 퍼레이드가 끝날 때까지 함께하기도 했다.

[포커스人]잠실 '슈퍼문' vs 명동 '쿵푸팬더'…어떻게 태어났냐고요? 신세계백화점 쿵푸팬더


유 과장은 최근 한국을 찾는 요우커들이 중국에서 '소황제'로 불리는 20~30대 젊은 층으로 이들은 인터넷과 모바일과 친숙하다는 점을 주목했다. 그는 "처음 기획했던 판다 퍼레이드의 경우 명동에서 바이럴 효과(구두 마케팅 효과)가 좋았다"면서 "판다로 인해 요우커가 웃고, 판다와 함께 찍은 사진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올리면서 호흥이 좋았다"고 말했다.


신세계는 지난해에도 노동절, 국경절 등 중국 주요 쇼핑이슈 때마다 진행했고 백화점 행사뿐 아니라 남대문시장을 알리기 위해 퍼레이드를 펼치기도 했다. 올해는 지난 2년간의 판다 마케팅을 발전시켜 중국 노동절 기간 쿵푸팬터 마케팅을 기획했다. 유 과장은 "중국을 상징하는 쿵푸와 판다가 등장하는 쿵푸팬더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이지만 중국 본토 애니메이션으로 불릴 만큼 엄청난 인기를 누린다"고 설명했다.


유 과장은 현재 글로벌마케팅팀에서 관광객들에게 상품판매를 촉진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그는 "방한 관광객이 대부분 중국인인 만큼 글로벌마케팅은 사실상 요우커마케팅"이라며 "춘제이나 노동절, 국경절 등 시즌 이슈에 고객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고 쇼핑 이외의 즐거움을 줄 수 있는 것을 찾고 있다"고 강조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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