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고객이 보험 소송을 소송을 제기하면 8%만 승소하지만 보험사가 소송하면 승소율이 78%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정무위원회 제윤경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보험사 청구지급 관련 소송 제기 현황' 자료를 보면,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고객이 보험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건수(보험사 피고)는 3만4348건이라고 28일 밝혔다. 반면 보험사가 제기한 소송 건수는 1만6220건이었다.
고객이 보험사보다 훨씬 소송을 많이 제기하긴 하지만 승소율은 8%에 불과했다. 10명 중 9명 이상꼴로 패소하는 셈이다. 보험사는 78% 승소했다.
지난해와 올해 6월 말까지 국내 25개 생명보험사의 전체 소송 건수는 3392건(보험사 원고 1048건, 보험사 피고 2344건)이었고, 15개 손해보험사의 소송건수는 2만1526건(보험사 원고 9171건, 보험사 피고 1만2355건)으로 손보사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생보사의 보험사 원고 건 평균 승소율은 85.5%였고, 고객의 평균 승소율은 14.7%였다. 승소율은 동양생명(원고 건 승소율 100%)이 가장 높았고, 고객 승소율이 가장 낮은 곳은 KDB생명으로 6.7%였다.
손보사의 보험사 원고 건 평균 승소율은 82.5%였고, 고객의 평균 승소율은 5.9%였다. 보험사 승소율이 가장 높은 곳, 고객 승소율이 가장 낮은 곳은 모두 삼성화재로 각각 98.2%, 1.1%였다.
제 의원은 “고객이 소송을 많이 제기하지만 대부분 패소로 끝난다”면서 “대규모 소송 관련 인력을 동원한 보험사를 상대로 개인 혼자서 큰 비용을 지고 소송을 끝까지 끌고 가 승소까지 가는 것이 매우 힘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보험금 지급과 관련해 억울함을 가지고 있는 개인이 소송까지 가지 않고도 해결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일정금액 이하는 소송 제기를 금지하고, 보험사가 고객을 협박하기 위해 무조건 소장을 날려 굴복하게 만드는 등의 갑질을 근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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