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우리나라 연안에 침몰해 있는 선박이 2000척에 달하지만 정부는 선박의 잔존 유량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황주홍 국민의당 의원은 1983년 이후 국내 해안에 침몰한 선박 2158척이 미인양 상태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부분 침몰선박을 정밀 조사하지 않아 남아 있는 기름 양이나 선박 상태는 모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침몰선박은 기름유출로 인한 해양환경 오염은 물론이고 사고 위험까지 안고 있어 조속하게 인양해야 한다.
하지만 해수부는 단 32척에 대한 잔존유만 1만581㎘로 추정하고 있을 뿐 전체 미인양 침몰 선박의 잔존유는 추정조차 못하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황 의원은 지적했다.
이는 2007년 태안 기름 유출사고 때 유출된 기름(1만2500㎘)의 84%에 해당하는 양이다.
침몰선박의 42%인 911척은 남해안에 집중돼 있고, 서해안과 동해안에는 각각 799척(37%)과 448척(21%)이 산재해 있다.
규모별로 10t 미만 소형 선박은 1030척, 10~100t 중형급 849척, 100t 이상 대형선박 279척으로 이 중 3척은 1만t급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선종별로는 어선이 1752척으로 가장 많은 81%를 차지한 가운데, 화물선 111척, 예인선 71척, 부선 53척 등이었다.
유조선과 가스운반선, 여객선도 각각 5척, 2척, 12척이 침몰된 채 방치돼 있다.
해수부는 지난해부터 2018년까지 유류 유출 위험성이 높은 32척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들 선박은 수심 8m~90m에 침몰해있는데 육안으로 확인되거나, 잔존유가 새어나오고 있다는 목격담도 나오고 있다고 황 의원은 설명했다.
황 의원은 "해수부가 조사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적극적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며 "정부는 인양 비용이나 조사비용 등 예산을 확보하지 못했단 변명이 아니라 다른 배와 충돌 사고를 일으키거나 돌이킬 수 없는 해양환경오염으로 번지기 전에 적극적인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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