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지은 기자]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일본은행(BOJ)의 새 완화책에 대해 넓은 의미의 헬리콥터 머니라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버냉키 전 의장이 자신의 블로그에서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정부의 자금조달 비용을 제로(0)로 유지하는 정책은 광의의 헬리콥터 머니를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고 23일 보도했다. 버냉키 전 의장은 미국 역시 2차 세계대전 당시 전비 조달비용을 줄이기 위해 장기채권 수익률을 일정하게 유지한 바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단 버냉키 전 의장이 이번 정책 전체를 부정적으로 보는 것은 아니다. 그는 블로그에서 "BOJ의 새 금융정책이 대폭적인 추가 완화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디플레이션 탈피를 위한 새로운 틀을 설정한 것은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번 새 금융정책이 사실상의 헬리콥터 머니라고 지적하는 것은 버냉키 전 의장뿐만이 아니다. 투자은행인 로열런던에셋매니지먼트의 트레버 그리섬은 "이는 이름만 다르게 지었을 뿐 헬리콥터 머니나 다름없다"며 "정부가 재정적 경기침체를 피하려 하는 것만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해외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본이 이미 '관제시장'이 되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하락할 위기를 보이자 BOJ가 개입하고, 엔고를 노린 투기 세력이 나오자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데서 이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신문은 "외부 시각에서 보면 일본경제의 건강상태는 링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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