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두산 베어스가 21년만의 정규리그 우승을 달성하면서 KBO리그에 남을 역사적인 기록 하나를 전리품으로 챙겼다. KBO리그 사상 최초로 15승 선발투수만 네 명을 배출한 팀이 된 것이다.
두산이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22일 승리투수는 장원준(31)이었다. 장원준은 팀의 정규리그 우승을 이끌면서 자신의 시즌 열다섯 번째 승리를 챙겼다. 장원준은 더스틴 니퍼트(35·21승) 마이클 보우덴(30·17승) 유희관(30·15승)에 이어 두산의 올해 네 번째 15승 투수가 됐다.
일명 '판타스틱4'로 불리는 이들 선발 4인방은 올해 68승을 합작했다. 이는 웬만한 팀 승리 숫자보다 많은 것이다. 현재 리그 5위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눈앞에 둔 KIA는 67승을 기록 중이다.
현재 리그에서 15승 이상을 기록 중인 투수도 이들 네 명 뿐이다. 다승 1~4위 상위를 싹쓸이하고 있는 셈이다.
한 팀이 15승 선발투수를 배출한 것은 KBO리그 35년 역사상 처음이다. 이전까지는 15승 투수 세 명만 세 차례 있었다. 1982년 삼성(권영호·황규봉·이선희), 1994년 LG(이상훈·김태원·정삼흠), 2000년 현대(정민태·임선동·김수경)가 15승 이상 선발투수 세 명을 배출했다.
두산은 역대 가장 강력한 선발야구를 했던 셈이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을 감안하면 두산의 정규리그 우승은 당연한 결과였다.
판타스틱4가 팀 승리에 차지한 비중은 절대적이었다. 판타스틱4가 챙긴 68승은 올 시즌 두산 팀 승리(90승)의 75%를 차지한다.
판타스틱4를 필두로 올 시즌 두산은 90승 중 74승을 선발승으로 챙겼다. 올 시즌 선발승이 두 번째로 많은 NC의 50승을 크게 웃도는 것이다. 가장 선발승이 적은 한화(23승)보다는 세 배 이상 많은 선발승을 챙겼다.
두산의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 이하) 횟수도 74회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KIA의 56회를 압도하고 있다.
선발투수가 던진 이닝도 793.2이닝으로 압도적으로 많다. 이 부문 2위는 KIA의 728이닝이다.
판타스틱4를 이끈 니퍼트는 KBO리그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내고 있다. 니퍼트는 현재 다승, 방어율(2.92), 승률(0.875)에서 1위를 질주하며 사실상 MVP를 예약했다.
니퍼트는 지난 13일 SK와의 경기에서 역대 최소인 스물다섯 경기만에 선발 20승 기록도 달성했다. 당시 니퍼트는 "두산 유니폼을 입고 은퇴하고 싶다"고 했다. 이래저래 행복할 수 밖에 없는 두산 팬들이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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