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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사태 블랙홀]산 넘어 산…암초 만난 주력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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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사태 블랙홀]산 넘어 산…암초 만난 주력산업 해상에 떠 있는 한진해운 소속 선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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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원다라 기자]한진해운 사태가 소강국면에 들어갔지만 물류대란이 벌어지는 사이에 조선·철강·전자 등 주력산업은 대내외 악재 속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유럽연합이 주도하는 보호무역주의가 대(對)한국 상품에 대한 수입규제로 이어지면서 관련업계의 시름이 깊다.

미국에 이어 인도 등 신흥국으로 번지는 관세 폭탄은 국내 철강ㆍ가전업계의 수출길을 막고 있다. 국산 철강에 대한 반덤핑 등 수입 규제 관련 조사는 현재 총 58건에 이른다. 올 들어 조사개시가 이뤄진 것만 15건이다. 최근에는 미국이 한 달 사이 한국산 열연ㆍ냉연 제품에 대해 각각 최대 61%, 64%의 반덤핑ㆍ상계관세를 최종 확정했다. 지난 7월에는 현대제철의 도금제품에 48%의 반덤핑 관세를 확정하며 수출을 압박했다.


[한진사태 블랙홀]산 넘어 산…암초 만난 주력산업

보호무역주의는 신흥국으로 번지고 있다. 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수입 규제 조사에 나선 15건 중 12건은 인도ㆍ태국ㆍ베트남 등 신흥국이었다. 인도는 지난 3월 한국산 열연강판에 대해 추가 관세 20%를 부과하는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 조치)를 내린데 이어 4월엔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착수했다. 냉연ㆍ후판 등에 대해서도 수입 규제를 고민하고 있어, 자칫 하다간 연 2조원대에 이르는 인도 수출길이 막힐 수 있다.


저가 중국산 철강재가 밀물처럼 유입되면서 내수시장도 황폐화되고 있다. 철강재 수입과 수출에 관해 정부가 적극 나서주길 바라고 있지만 정부와 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에서 한국산 철강재 수출에 제동을 걸고 있지만 한국은 여전히 철강 무관세 국가"라며 "정부 차원에서 수입재 사용 기준을 올리는 등 규제에 나서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자업계는 미국과의 세탁기 반덤핑 관세 2차전을 우려하고 있다. 국내서 제작된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결정은 세계무역기구(WTO)가 최근 한국 기업의 손을 들어줬지만, 미국 상무부가 중국산 세탁기에 대해서 다시 반덤핑 예비판정을 내린 상태이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예비판정을 통해 중국산 세탁기에 부과될 것으로 예고된 관세율은 한국산 세탁기에 매겨졌던 것보다 최대 10배가량 높다. 지난 2012년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세탁기에 매겼던 반덤핑 관세는 삼성전자, LG전자 각각 9.29%, 13.02%였다. 지난 7월 삼성전자, LG전자의 중국산세탁기에 매겨질 것으로 예고된 반덤핑 예비 관세는 각각 111%와 49%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현재 산업통상자원부와 중국산 세탁기 반덤핑 관세 대응 방안을 협의하고 있지만, 한국 정부가 적극 나설지 여부 등도 확실히 정해지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WTO 결정은 정부가 적극 나서 덕분에 잘 해결될 수 있었다"며 "중국산 세탁기에 매겨질 관세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번에도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도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에 애를 먹고 있다. RG는 조선사가 주문받은 배를 넘기지 못할 때를 대비해 은행들이 수수료를 받고 발주처에 선수금을 대신 물어주겠다고 보증하는 것이다. RG가 발급돼야 수주가 성사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유조선에 대한 RG 발급은 은행들이 서로 미루다 다행히 해결됐지만 합의를 보기까지 한 달 반을 끌었다"며 "이런 분위기가 지속돼 어렵게 수주를 해놓고도 취소되는 일이 발생할까봐 걱정된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원다라 기자 supermo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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