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섬의 '나합'이야기 - 천하의 가난뱅이 옛 서당 동창이 그를 찾았을 때
[아시아경제 이상국 기자]김좌근의 면모에 관한 일화들은 꽤 많다.
전라도 장성에 이춘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객주로 큰 돈을 벌다가 실수로 가산을 탕진하고 관아의 돈까지 날렸다. 죽을 지경이 된 이춘보는 문득 자신의 외삼촌이 김좌근과 어린 시절 친구였다는 걸 알게 된다. 그래서 외삼촌 박정삼에게 가서 간청을 한다.
박정삼이 가만히 생각해본다. 김좌근이 옛친구인 것은 맞지만, 아무리 그래도 자신은 지금 천하의 가난뱅이이고 그는 권력의 핵심인데 조카의 일을 하소연한다고 들어줄 리 있겠는가. 그는 고개를 흔든다. 하지만 조카가 죽기살기로 매달리니 하는 수 없이 김좌근의 집으로 찾아간다. 김좌근은 박정삼을 보더니 반가워서 얼싸안는다. 천하를 호령하는 사람이 맞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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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당시절을 이야기하며 김좌근은 소년처럼 깔깔댄다. 그때 어렵사리 박정삼이 조카의 이야기를 꺼낸다. 김좌근은 큰 소리로 대답한다.
“아! 잘 되었다. 그 일은 호조에서 다루는 일이 아닌가. 가만히 있어 보게. 여봐라! 호조판서를 좀 불러오너라.”
호조판서는 그의 양아들이며 권력 실세인 김병기였다. 한 집에 살고 있던 김병기가 달려오자 김좌근은 다짜고짜 이렇게 말한다.
“여보게. 판서. 큰 절로 인사드리게. 아비의 옛 친구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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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국 기자 isomi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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