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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보다 웰다잉, 존엄사법 시행하자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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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준영 기자] 고령화시대를 맞아 웰빙(well being) 못지않게 웰다잉(well dying)이 중요해지고 있다. 더군다나 노인 빈곤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1위(49.6%, 2012년)를 기록 중인 한국에서 삶의 갈무리는 녹록잖다.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환자연명의료결정법)’이 내년 8월 첫 시행을 앞뒀다. 연명의료란 의학적 시술이 가해질 뿐 사망이 임박한 환자에게 치료효과 없이 임종과정의 기간만을 늘리는 것을 의미한다. 치료를 해도 나아질 가능성이 없고 외려 증상이 악화되는 환자를 상대로 한 심폐소생술이나 약물투여, 인공호흡기 부착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한국 사회에서는 이른바 ‘김 할머니 사건’으로 불리는 200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연명치료중단 판결을 계기로 본격 공론화됐다. 연명의료 결정 대상 환자를 누가·어떻게 판별하고, 환자 본인의 의사는 또 어떻게 확인할지 이후 논의를 모아 제도화한 것이 올해 2월 제정된 환자연명의료결정법이다. 기존 안락사·존엄사 등의 이름으로 불리우며 ‘이것도 살인(범죄)이냐’에 대한 논란에 대해 사회가 내놓은 해답 성격도 갖는다.


다만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은 현 제도가 이를 악용한 범죄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환자연명의료결정법은 연명의료중단결정 이행 대상이 아닌 자에게 이를 이행하거나, 연명의료 관련 기록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은 경우 등을 처벌하고 있다. 형사정책연구원은 “가족에 의해 연명의료중단 등 결정이 내려질 수 있는 상황에 대한 대책이 마련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결정을 논의하는 절차에 흠이 있는 경우 이를 어떻게 처벌할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형사정책연구원은 환자의 의사를 확인·간주하는 과정 상의 흠에 대해 “담당의사 처벌 문제는 고의·과실을 구분해 적용여부를 정함이 타당하다”고 짚었다. 나아가 가족들이 모두 짜고서 환자 본인의 의사를 묵살하거나 이를 왜곡한 경우 “더 강한 불법성에 대한 형법적 검토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직 우리사회에 연명의료에 대한 사회적 합의는 충분치 않다. 첫 제도 시행에 따른 시행착오도 예고돼 있다. 또 연명의료결정 역시 경계가 명확하지 않은 다양한 의료결정 가운데 하나다. 형사정책연구원은 “일반적인 의료결정에 관한 법 안에서 의료연명결정을 다루는 것이 환자 본인에게 더 많은 시간과 기회를 보장할 수 있는 방식”이라며 “향후 미국처럼 의료 과정 전반에서 이뤄지는 의료결정에 관한 기준·절차를 규율하는 일반법으로 포섭될 수 있도록 입법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준영 기자 foxfur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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